夏日南亭懷辛大(하일남정회신대):
여름날 남쪽 정자에서 신대를 그리며
山光忽西落(산광홀서락): 산마루의 해 홀연히 서쪽으로 지고
池月漸東上(지월점동상): 연못에 비친 달 두둥실 동에서 떠오른다.
散髮乘夕凉(산발승석량): 머리 풀어 헤쳐 시원한 저녁 바람 쐬고
開軒臥閒敞(개헌와한창): 창문 열어젖히고 넓은 마루에 벌렁 누웠네.
荷風送香氣(하풍송향기): 연잎은 바람결에 향기롭고
竹露滴淸響(죽로적청향): 댓잎에 맺힌 이슬 맑은 소리 내며 방울져 떨어진다.
欲取鳴琴彈(욕취명금탄): 거문고 가져다 타볼까 하다가도
恨無知音賞(한무지음상): 문득 그 소리 알아주는 이 없음을 한탄하네.
感此懷故人(감차회고인): 옛친구 생각하는 마음 더욱 간절하여
中宵勞夢想(중소노몽상): 이 밤 꿈에서도 그립구나.
맹호연(孟浩然)이 그리워하는 신대(辛大)는
신씨(辛氏) 집안의 맏이 "신악(辛諤)"을 가리킨다.
그는 맹호연의 고향 친구이다.
본 시(詩)는 맹호연(孟浩然)이 은자(隱者) 생활을 하던 시절,
여름밤에 친구 신악(辛諤)을 생각하며 지은 오언시(五言詩)이다.
한여름 찌는 듯한 더위가 가신 밤,
머리를 풀어헤치고 창문도 열어젖힌 채
한가로이 누워 있자니...
바람결에 연꽃 향기가 풍겨오고
댓잎에 맺힌 이슬이 떨어지는 청아한 소리가 들려온다.
문득 자신을 알아주던 옛 친구가 그립다.
위 시(詩)는
작가(作家)의 섬세한 감성(感性)과
세속(世俗)을 떠난 듯한
청담(淸淡)이 묻어나는 명시(名詩)이다.
"여씨춘추(呂氏春秋)"와
"열자(列子) 탕문편(湯問篇)"에
백아(伯牙)와 종자기(鐘子期)의 "지음(知音)"에 관한
이야기가 실려있다.
기원전(BC) 춘추시대(春秋時代) 촉(蜀)나라에,
"백아(伯牙)"는
신분이 높은 귀족(貴族)이며
거문고 연주에는
당대(當代)의 천하명인(天下名人) 이었다.
그가 높은 산에 뜻을 두고 연주를 하면,
가난하고 미천한 신분의 어부(漁夫)인
"종자기(鍾子期)"가
그의 거문고 연주를 엿듣고는,
“좋구나~!
아아(峨峨)하여 태산(泰山) 같도다” 라며
감동하였고,
흐르는 물에 뜻을 두고 연주를 하면
“좋구나~!
양양(洋洋)하여 강하(江河)와 같도다” 라고
말하며
감탄을 하였다는 내용이다.
이렇게 자신의 거문고 연주음을 유일하게 알아주던
종자기(鍾子期)가 어느날 죽자,
백아(伯牙)는 자신의 음악을 알아주는
지음(知音)의 벗이 없음을 슬퍼하며,
거문고 줄을 끊고
다시는 연주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 고사(故事)에서 나온 "지음(知音)"이란 말은,
"소리를 알아주는 사람"에서 더 발전하여
"시(詩)를 알아주는 사람"
나아가
"속마음을 알아주는 친구"라는 뜻으로까지 널리 쓰이곤 한다.
맹호연(孟浩然)에게 신대(辛大)는
그런 친구였던 모양이다.
당시 신대(辛大)는
운남지방(雲南地方) 곤명(昆明)의 서산(西山)에
은거하고 있었다.
장안(長安)에서 가까운
종남산(終南山)에 머물던 맹호연(孟浩然)은
아득한 만리(萬里) 밖의 벗이
여름날 문득 그리워졌다.
맹호연(孟浩然)은
당(唐)나라 최고의 시인(詩人)이며,
시선(詩仙)으로까지 추앙받는 이백(李白)이 가장 담고 싶어하고
존경하던 시인(詩人)이다.
바람 같은 시인(詩人) 맹호연(孟浩然)이
여름날 절친한 벗을 그리며 쓴 시(詩) 한 편을
이 밤 소개하며,
내게는 마음이 통하는 친구가 몇이나 되는지 짚어본다.
지음(知音)의 벗이
단 한 명만 있어도 삶은 결코 외롭지 않으리라...
그립다~!.
보고싶다~!.
내 좋은 동무가 이 밤 그리워진다...!.
'중국 고전 명시 감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강월(西江月), 반시(反詩) ... 수호전(水滸傳)의 송강(宋江). (0) | 2019.03.03 |
---|---|
춘일억이백(春日憶李白): 봄날 이백(李白)을 생각하다... 두보(杜甫) (0) | 2019.01.14 |
송별(送別)... 왕유(王維) (0) | 2018.01.04 |
제안주부운사루기호주장낭중(題安州浮雲寺樓寄湖州張郎中): 안주 부운사 다락에서 호주의 장랑중에게 (0) | 2017.11.12 |
연가행(燕歌行): 제비에 날려보내는 노래... 고적(高適) (0) | 2017.07.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