春日憶李白(춘일억이백): 봄날 이백(李白)을 생각하다.
白也詩無敵(백야시무적): 이백의 시는 천하무적이며
飄然思不群(표연사불군): 그 시상은 범속을 초월하였습니다.
淸新庾開府(청신유개부): 맑고 새로움은 유개부와 같고
俊逸鮑參軍(준일포참군): 빼어나기는 포참군과 같습니다.
渭北春天樹(위북춘천수): 지금 저는 장안에서 봄철 나무 아래 있는데,
江東日暮雲(강동일모운): 당신은 강동에서 해 저물녘 구름을 보고 있겠지요... ?.
何時一樽酒(하시일준주): 어느 날에나 당신과 한동이 술 놓고
重與細論文(중여세론문): 다시금 시문을 논할 수 있을런지요...?.
유개부(庾開府)는
남북조시대(南北朝時代) 양(梁)나라 시인(詩人) "유신(庾信)"을 말하며
개부(開府)는 그의 벼슬이름이다.
포참군(鮑參軍) 역시
남북조시대(南北朝時代) 송(宋)나라 시인(詩人) "포조(鮑照)"를 말하며
참군(參軍)도 그가 역임한 벼슬이름이다.
세째 연 위북(渭北)에서 "위(渭)"는 위수(渭水)를 가리킨다.
위수(渭水)는 장안(長安) 부근을 흐르는 강인데,
기원전 주(周)나라 강상(姜尙) 즉 강태공(姜太公)이
천하(天下)에 뜻을 펼칠 때를 기다리며
고뇌 속에 세월을 낚던 강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위수(渭水)는
당(唐)나라 한시(漢詩)에 단골로 회자 된다.
사실 위수(渭水)는 장안(長安)의 북쪽을 흘러 황하(黃河)와 합류하는 강이지만
강남(江南)이나 강동(江東) 등,
중원(中原)의 방향을 대비시킬 때
장안(長安)의 상징적(象徵的) 기준으로 시인(詩人)들이 종종 인용을 했다.
윗 시(詩)는 두보(杜甫)가 35세 때인
서기 746년에 이백(李白)을 그리워 하며 지은 시(詩)이다.
두보(杜甫)는 이때
이백(李白)과 유람길에서 헤어진 후 낙양(洛陽)에서 장안(長安)으로 와
10여 년을 벼슬도 하지 못하고 곤궁하게 지내고 있을 무렵이다.
당시 이백(李白)은
법도(法道)가 엄격한 궁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황궁(皇宮)에서 쫏겨나 천하 유람길에 올랐다.
두보(杜甫), 고적(高適) 등 시인(詩人)들과 낙양(洛陽)에서 만나,
함께 유람길에 올라 산동성(山東省)을 들린 후
벗들과 헤어지고 홀로 강동(江東) 땅을 헤매고 있을 때였다.
이 무렵 이백(李白)은 이미
"시선(詩仙)"이란 칭송을 들으며 명성이 하늘에 닿았고,
그의 주변에는 문인들과 관리들이 구름처럼 몰려들고 있었는데,
두보(杜甫)는 아직 세상에 이름이 그리 알려지지 않았다.
결국 죽고나서야
천하(天下)에 알려져 "시성(詩聖)"이란 칭송을 받았다.
반과산두봉두보(飯顆山頭逢杜甫): 반과산 정상에서 두보를 만나다.
飯顆山頭逢杜甫(반과산두봉두보): 반과산 정상에서 두보을 만났는데,
頂戴笠子日卓午(정대립자일탁오): 머리에는 삿갓을 썼고 때는 마침 정오였다네.
借問別來太瘦生(차문별래태수생): 묻노니, 어찌 이리도 말랐는고~?.
總爲從前作詩苦(총위종전작시고): 모두가 시를 짓는 괴로움 때문이겠지...
따라서 이백(李白)이 두보(杜甫)를 언급한 시(詩)는 바로 윗 시(詩),
"반과산두봉두보(飯顆山頭逢杜甫)"란 시(詩) 한 수이지만,
두보(杜甫)가 이백(李白)을 흠모하며 지은 시(詩)는 10여 수나 된다.
이 한 수 마저도 "이백시집(李白詩集)"에는 수록되어 있지 않다.
두 시인(詩人)이 세상을 뜨고 나서 100여 년이 지난
당(唐)나라 말기 희종(僖宗) 때 맹계(孟棨)가,
당나라 시인들의 시들을 모은 "본사시(本事詩)"에
시제(詩題)도 없이
이백(李白)이 지은 두보(杜甫)에 관한 시(詩)가 한 수가 실려 있을 뿐이다.
그런데 맹계(孟棨)보다 조금 뒷 사람 왕정보(王定保)는
"척언(摭言)"이라는
당(唐)나라 문인(文人)들의 일화(逸話)를 모은 책을 썼는데,
그 책에는 위의 시(詩) 첫구가
"長安坡前逢杜甫(장안파전봉두보)"로 되어 있으며,
나머지 연은 똑 같다.
반과산(飯顆山)이든... 장안(長安)이든...
장소는 달라도
당시 고단한 두보(杜甫)의 행색(行色)을 엿볼 수 있다.
'중국 고전 명시 감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북송(北宋)의 멸망과, 眼兒媚(안아미): 눈이 예쁜 아이... 송(宋) 휘종(徽宗). (0) | 2019.03.22 |
---|---|
서강월(西江月), 반시(反詩) ... 수호전(水滸傳)의 송강(宋江). (0) | 2019.03.03 |
하일남정회신대(夏日南亭懷辛大): 여름날 남쪽 정자에서 신대를 그리며... 맹호연(孟浩然) (0) | 2018.05.14 |
송별(送別)... 왕유(王維) (0) | 2018.01.04 |
제안주부운사루기호주장낭중(題安州浮雲寺樓寄湖州張郎中): 안주 부운사 다락에서 호주의 장랑중에게 (0) | 2017.11.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