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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고전 명시 감상

두릉수(杜陵叟): 두릉의 노인... 백거이(白居易)

백거이(白居易)는

본 블로그에서 비파행(琵琶行)을 비롯하여 장한가(長恨歌)

여러 편의 시(詩)를 소개하면서 그의 삶과 풍류(風流)를 들여다 봤기에

별도의 부연(敷衍)이 필요치 않으리라고 본다.


지금 소개하는 그의 시(詩) "두릉수(
杜陵叟)"

읽으면 읽을수록 가슴이 쓰라린 시(詩)로 가난한 농민의 삶을 통해

시대의 모순(矛盾)과 절망을 그려내고 있다.


가진 것 없고 못 났기에

늘 당하고만 사는 민초(民草)들의 고단한 삶을 여과없이 그려낸 시(詩)

"두릉수(杜陵叟):두릉의 노인""매탄옹(賣炭翁):숯 파는 늙은이".
두릉수(杜陵叟)에 이어서 매탄옹(賣炭翁)도

본 블로그에 소개할 예정이다.

 

늘 빼앗기고 당하는 농민들의 극한적(極限的) 분노는

결국 통제 불능의 민중봉기(民衆蜂起)로 이어져
나라를 뒤엎 길 반복했던 것이
중국(中國) 역사(歷史)의 긴 흐름이었다.


그러나 민중(民衆)의 분노 표출은
부수고 뒤엎을줄만 알았지,
새로운 틀을 짜고 제도(制度)와 법(法)을 고칠

지식(知識)과 조직(組織) 그리고 강력한 리더(leader)가 없었기에,

늘 기회를 엿보던 호족(豪族)들에게

피 흘린 조국(祖國)을 자연스럽게 갖다 바쳐

그들을 중심으로한 또다른 이름의 나라만 열어주었을 뿐이며,
 전과 나을 것 없는 고통을 반복적으로 겪어왔던 삶이
중국 민초들었다.

杜陵叟(두릉수): 두릉의 노인

杜陵叟杜陵居(두릉수두릉거): 두릉의 노인 두릉에 살면서
歲種薄田一頃餘(세종박전일경여): 해마다 척박한 밭 백 이랑에 씨를 뿌린다.
三月無雨旱風起(삼월무우한풍기): 3월에 비 안 오고 마른 바람 불더니
麥苗不秀多黃死(맥묘불수다황사): 보리 싹 피어나지 못한 채 누렇게 말라버렸고
九月降霜秋早寒(구월강상추조한): 9월에 서리 내리고 초가을부터 쌀쌀하더니
禾穗未熟皆靑乾(화수미숙개청건): 벼이삭 패기도 전에 모두 퍼렇게 말라버렸다.


長吏明知不申破(장리명지불신파): 관리는 이를 훤히 알면서도 상부에 알리지 않고
急斂暴徵求考課(급렴폭징구고과): 세금 급히 거두고 가혹하게 징수해 실적만 올리려 한다.
典桑賣地納官租(전상매지납관조): 뽕밭을 잡히고 땅을 팔아 관가에 세금을 냈으나
明年衣食將何如(명년의식장하여): 내년에 먹고 입는 것은 어찌 해결하나~?.
剝我身上帛(박아신상백): 우리 몸에서 옷을 벗기고
奪我口中粟(탈아구중속): 우리 입에서 양식을 앗아갔다.


虐人害物卽豺狼(학인해물즉시랑): 사람들 학대하고 해치면 곧 승냥이요 이리지
何必鉤瓜鋸牙食人肉(하필구거아식인육): 굳이 갈고리 발톱과 톱날 어금니로 사람을 먹어야 승냥이냐~?.
不知何人秦皇帝(부지하인진황제): 누군지 몰라도 황제에게 상주하니
帝心惻隱知人弊(제심측은지인폐): 백성의 민폐를 알게 된 임금이 측은히 여기사
白麻紙上書德音(백마지상서덕음): 백마지에 은혜로운 말씀 적어서
京畿盡放今年稅(경기진방금년세): 경기 지역은 금년 세금을 면제토록 하셨다.


昨日里胥方到門(작일리서방도문): 어제 아전이 문 앞에 나타나
手持尺牒牓鄕村(수지척첩방향촌): 공문을 들고 와서 마을에다 내걸었다.

十家租稅九家畢(십가조세구가필): 이미 열 집 가운데 아홉 집은 세금을 다 냈으니
虛受吾君蠲免恩(허수오군견면은): 세금을 면제한 임금의 은혜는 헛 받은 게 되었구나.


본 시(詩)는 이런 민초들의 고단한 삶을

백거이(白居易) 특유의 질박한 언어로 풀어내고 있다.

그는 평소 시(詩)를 지으면 집에서 일하는 식솔들에게 읽어주고
어려워하거나 이해를 못 하는 부분이 있으면

즉석에서 쉽게 고쳐 완성을 했다고 한다.


누구나 글만 알면 쉽게 읽고 뜻을 헤아리며 감동하는 시(詩)가
진정으로 백성(百姓)들과 함께하는 작품이라는 소신(所信)을 가지고
시(詩)를 지었던 시인(詩人)이다.


그는 민초들 편에 서서
곪아 터져 아프고 쓰라린
고통을 함께 나누면서 어루만졌던 위대한 관리였으며
또 시인(詩人)이기도 했다.

 

백거이(白居易)와 동 시대를 살았던

이백(李白)이나 두보(杜甫), 이상은(李商隱) 등 왠만한 시인들의 작품들은

세월이 흐르면서 전고(典故)와 해설(解說)이 붙은 주석서(註釋書)가

별도로 편찬되곤 했지만,
백거이(白居易) 시집(詩集)에는
그 흔한 주석서(註釋書)가 없다.

그냥 읽으면서 그들과 함께 아파하고 눈물 흘리며 위로를 삼는

쉬운 작품이 대부분이기에 그렇다.

 

당(唐)나라 때의 많은 시인(詩人)들 중에서도
진정 민중시인(民衆詩人)으로 우뚝 선 위대한 시인(詩人)이
바로 백거이(白居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