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唐), 송(宋) 시대(時代)의 시(詩)에는
유배시(流配詩)가 유독 많다.
그만큼 고위 관리들이 정권(政權)이 바뀌면
경쟁자의 모함으로,
혹은 부정(不正)으로 인해서
머나먼 남녁의 외지나 변방(邊方)으로 유배형(流配刑)에 많이 처해졌다.
따라서 이들이 서러운 유배길에서 남긴 눈물로 간하는 충정(忠情)이나
서러움을 시(詩)로 많이 남겼는데 그 수가 엄청나다.
이 많은 시(詩)들을 따로 분류하여
유배시(流配詩)라는 별도의 장르로 다루고도 있다.
얼마전에는 송지문(宋之問)의 시(詩)
"별두심언(別杜審言): 두심언을 보내며"를 본 블로그에 소개를 했었다.
무소불위(無所不爲)의 권력을 휘두루던
측천무후(則天武后)의 정권(政權)이 갑자기 무너지자,
그녀의 그늘에서 권력에 아첨하던 관리들 대부분이
좌천(左遷)되거나 유배형(流配刑)에 처해졌는데,
이때 두심언(杜審言)도 봉주(峰州),
지금의 북베트남으로 유배형(流配刑)에 처해진다.
유배(流配)를 떠나는 두심언(杜審言)이
절친한 벗 송지문(宋之問)을 찾아와 안타까운 작별(作別)을 고하자,
마침 병이 깊어 별장에 누웠던 송지문(宋之問)이 제대로 배웅을 못 하는
자신의 안타까운 처지를 한탄하는 내용의 시(詩)가
"별두심언(別杜審言)"이었다.
그때 봉주(峰州)로 유배(流配)를 떠나는 두심언(杜審言)이
상강(湘江)을 건너며 회한(悔恨)에 젖는 심정을 시(詩)로 토해낸 작품이
지금 소개하는 "도상강(渡湘江)"이란 시(詩)이다.
湘江(도상강): 상강을 건너며
遲日園林悲昔遊(지일원림비석유): 봄볕의 정원 숲, 지난 날 노닐던 일 슬퍼지니
今春花鳥作邊愁(금춘화조작변수): 올봄의 꽃과 새들은 변방의 시름만 자아내네.
獨憐京國人南竄(독련경국인남찬): 홀로 장안사람 남녁으로 쫓겨가는데...
不似湘江水北流(불사상강수북류): 상강(湘江)의 물은 북으로 흘러가니 이 마저도 반대로구나.
햇살 좋은 봄날이다.
지난날 저 상강의 원림(園林)에서 벗들과 어울리던 일 생각하니 슬퍼지고
올봄의 꽃과 새소리는 변방(邊方)의 시름만 자아낼 뿐이다.
장안(長安)에서 쫓겨 온 나는
홀로 남녁으로 귀양(歸鄕)을 가는데...
이 상강(湘江)의 물은 장안(長安)이 있는 북쪽으로 흘러가니 시름이 더욱 깊어지는구나.
상강(湘江)은
옛부터 "상수(湘水)"라고 불리기도 했는데,
중원(中原)의 바다 같은 거대한 호수(湖水) 동정호(洞庭湖)로 흘러드는 큰 강물이다.
태고적 순(舜)임금이 순행길에 이곳 상강(湘江)에서 갑자기 숨을 거두자,
그의 비(妃)였던 아황(娥皇)과 여영(女英)도
상수(湘水)에 몸을 던져 목숨을 버렸다는 전설이 전해오는 강이기도 하다.
어디 그뿐인가~.
기원전 춘추전국시대(春秋戰國時代) 초(楚)나라의 대쪽 같은 관리
굴원(屈原)이 장시(長詩) 한 편을 남겨놓고 울분을 못 이겨,
돌을 매달고 강물에 몸을 던진 곳도 저 상강(湘江)이다.
유배길의 두심언(杜審言)은 이래저래 마음이 무겁다.
그래도 한때는 장안(長安)에서 이름께나 날리던 소객(騷客)이었는데...
지금은 유배(流配)을 떠나는 고단한 신세일 뿐이다.
도도히 흐르는 상강(湘江)을 건너며 만감이 교차한다.
이 강물은 장안(長安)이 있는 북으로 흘러 가는데,
자신의 신세는 반대로 남쪽을 향해 내려가니 더더욱 착찹하다.
상강(湘江)을 건너 남으로 가는 유배길에서
두심언(杜審言)은 만감(萬感)에 숙연하지만,
자신의 손자(孫子)인 대시인(大詩人) "두보(杜甫)"가
훗날 이곳 상강(湘江)을 거슬러 올라가는 초라한 나룻배 안에서
숨을 거둘 줄 어찌 꿈엔들 상상이나 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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