羌村(강촌) 三首(3수): 강족마을 3수
群鷄正亂叫(군계정난규): 닭이 하도 야단을 치며
客至難鬪爭(객지나투쟁): 싸우기에 손님이 온 것도 모르다가
驅鷄上樹木(구계상수목): 닭을 쫓아 나무 위로 올리고서야
始聞叩柴荊(시문고시형): 사릿문 두둘기는 소릴 들었다.
父老四五人(부노사오인): 마을의 노인들 너댓 명이
問我久遠行(문아구원행): 먼길 돌아온 나를 위로하러 왔다네.
手中各有携(수중각유휴): 손에는 각기 든 것 있었는데
傾榼濁復淸(경합탁부청): 병을 기울이자 흐리고 또 맑은 술이 나왔다.
莫辭酒味薄(막사주미박): "술맛 없다고 물리치지 마소"
黍地無人耕(서지무인경): "기장 밭을 맬 사람도 없소이다."
兵革旣未息(병혁기미식): "전란이 아직도 가시지 않아"
兒童盡東征(아동진동정): "자식들은 죄다 동쪽 정벌에 나갔수다."
諸爲父老歌(제위부로가): 노인들을 위하여 노래를 자청하고
艱難愧深情(간난괴심정): "이런 어려운 때에 그대들의 깊은 정에 부끄럽소이다" 하며
歌罷仰天嘆(가파앙천탄): 노래하고 하늘을 우러러 탄식하니
四座涕縱橫(사좌체종횡): 이 자리에 함께한 모든 사람들 눈물바다가 되었다네.
갑자기 닭들이 마구 울고 있다.
그때 손님들이 찾아왔는데,
두 마리 닭이 마침 서로 싸우느라 정신이 없다.
내가 싸우는 닭을 나무 위로 쫓고나서
누가 싸릿문을 두두리는 것을 그제서야 들었다.
시골 늙은이 너댓 명이 내가 멀리 갔다가 돌아온 것을 위로하러 찾아온 것이다.
그들 손에는 각기 가지고 온 것이 있었는데...
그것은 술단지로 막걸리와 약주가 있었다.
그들이 하는 말
"술맛 없다고 물리치지 마소"
"기장밭을 맬 사람도 없다오"
"집안 애들은 죄다 동쪽의 전쟁터에 끌려나가고 없소이다."
이에 내가 감동을 받아 노인들을 위해 노래를 부르리다 하고 선
"이렇게 어려운 때에 여려분의 정(情)에 부끄럽소이다~"하며
노래를 부르고 나서
하늘을 우러러 탄식(歎息) 하니...
이 자리에 모인 노인들 모두가 한바탕 통곡(痛哭)을 하는 것이었다.
"안록산의 난(安祿山之亂)"은 이렇게 엄청난 재앙(災殃)을 몰고오며
온 당(唐)나라를 휘저었다.
양귀비(楊貴妃)에 혼(魂)이 나간 황제(皇帝)는
국정(國政)을 팽개치고
향략(享樂)에 빠져 허우적거리다 도망치는 게 전부였고,
민초(民草)들은 전쟁(戰爭)터에 이리저리 끌려다니며 엄청나게 죽어갔다.
이런 암담한 시절 살아있는 것 조차 기적일 텐데...
내가 용케 살아 돌아온 것을 위로하러 찾아온 마을 노인네들이
두보(杜甫)에겐 가슴 뭉클한 감동(感動)이었다.
이 판국에 무슨 술맛을 따지겠는가~!.
그저 살아 돌아온 게 기적이고...
이렇게 위로차 찾아온 것 또한
이웃의 정(情) 가득한 감동이 아니겠는가~!.
서로를 바라보니 눈물이 흘러 이내 통곡(痛哭)으로 변하고 말았다.
'중국 고전 명시 감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산중여유인대작(山中與幽人對酌): 산중에서 벗과 술을 마시다... 이백(李白) (0) | 2015.04.20 |
---|---|
춘야낙성문적(春夜洛城聞笛): 봄날 밤에 낙양성에서 피리소리를 들으며... 이백(李白) (0) | 2015.04.16 |
강촌(羌村) 二首(2수): 강족마을... 두보(杜甫) (0) | 2015.04.13 |
강촌(羌村) 一首(1수): 강족마을... 두보(杜甫) (0) | 2015.04.11 |
월중람고(越中覽古): 월나라 옛터를 돌아보고서... 이백(李白) (0) | 2015.04.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