羌村(강촌) 二首(2수): 강족마을 2수
晩歲迫偸生(만세박투생): 늘그막에 쫓기듯 허송세월 보내고
還家少歡趣(환가소환취): 집에 돌아와도 즐거움은 없구나.
嬌兒不離膝(교아불이슬): 귀여운 아이 무릅에서 떠나지 않더니
畏我復却去(외아부각거): 낮선 애비 두려워 뒷걸음질 치네.
憶昔好追凉(억석호추량): 옛날에는 자주 바람 쐬러
故繞池邊樹(고요지변수): 연못가, 숲 사이를 거닐기도 했는데...
蕭蕭北風勁(소소북풍경): 차거운 북풍이 세차게 불어
撫事煎百慮(무사전백려): 이런 저런 온갓 근심과 애를 태우는구나.
賴知禾黍收(뢰지화서수): 다행이 수수와 기장 거두어들인다 하니
已覺糟牀注(이각조상주): 술 짜는 그릇에 방울방울 떨어지리.
如今足斟酌(여금족짐작): 지금처럼 술잔을 기울일 수 있다면야
且用慰遲暮(차용위짐모): 그것으로 내 늘그막을 위로 받을 수 있겠지...
늘그막까지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무던히 애를 쓰다
부질없이 세월만 보내고 고향에 돌아오니
즐거운 일이라고는 도무지 하나도 없구나.
귀여운 아이 내 무릅을 떠나지 않더니...
이제는 왠일인지 나늘 두려워 하며 뒷걸음질을 친다.
지난날을 생각해 보니
그 때는 더위를 피해 연못가와 숲을 거닐기도 했었다.
이제 쓸쓸한 북풍이 세차게 부니
온갓 일들 근심 걱정이 내 가슴을 태우는구나.
다행히 올해도 곡식을 거두들인다 하니 그것으로 술을 빚을 수는 있겠구나.
지금처럼 요행이 술을 마실수 있다면...
그것으로나마 내 늘그막을 위로받고 싶구나.
당시 두보(杜甫)는 나이가 겨우 46세 였는데...
당시의 나이 추세로 보면
중년을 지나 말년으로 향하는 나이에 해당 되었다.
당(唐)나라 시절만 해도 50세를 넘기면
하늘의 뜻을 안다는 지천명(知天命)이라 하여 후회없이 살았다고 평(評)했을 정도였고,
환갑(還甲)을 넘기면 장수했다고 하여 축하 잔치를 성대하게 열어주기도 했었다.
본 시(詩)에서도 두보(杜甫)는 자신을 늙은이로 표현하고 있는데,
이는 세상살이가 힘겹다보니
모든 일에 지쳐 스스로를 그리 부르고 있슴을 알 수 있다.
늘 술에 취에 지내는 것이
대장부(大丈夫)의 당연한 미덕으로 여기던 시절...
장수(長壽)를 꿈꾼다는 것은
하나의 허황된 이상(理想)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던 때이기도 했다.
어떻하든 살아보려고 권력(權力)에 아첨하며 무던히 애도 써 봤지만
결국 남은 것 없이 빈손으로 쫏겨나
가족에게 돌아온 자신의 허무함이 긴 한숨과 함께 시(詩)에 묻어난다.
결국 술만이 자신을 위로해줄 유일한 위안거리로 여기게 되었다.
두보(杜甫)는 술을 참 많이 마셨고 또 좋아했다.
당시 시인(詩人)들 치고 술 싫어한 사람 어디 있겠냐만 서도
이백(李白)과 두보(杜甫)는 없는 살림에도
죽을 때까지 술을 입에 달고 살았던 유명한 시인(詩人)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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