夏初雨后尋愚溪(하초우후심우계):
여름날 첫 비 내린 뒤 우계(愚溪)를 찾다.
悠悠雨初霽(유유우초제): 하염없이 내리던 비 개자
獨繞淸溪曲(독요청계곡): 맑은 개울굽이를 혼자서 돌아본다.
引杖試荒泉(인장시황천): 지팡이 가져다 거친 샘 짚어도 보고
解帶圍新竹(해대위신죽): 허리끈 풀어 새로 자란 대나무 감아도 본다.
沈吟亦何事(심음역하사): 깊이 생각에 잠기는 건 왠일인가~?
寂寞固所欲(적막고소욕): 적막함은 진정 내가 바라는 바 아니었던가.
幸此息營營(행차식영영): 이곳은 다행히도 분주함 없고 편안하여
嘯歌靜炎燠(소가정염욱): 휘파람 불고 노래하니 찌는 더위 잦아든다.
유종원(柳宗元)은
"당송팔대가(唐宋八大家)" 중 한 명으로
당(唐)나라 때 관리(管理)였으며
시인(詩人)겸 문인(文人)이기도 했다.
유종원(柳宗元)의 삶에 대해서는
본 블로그에 그의 시(詩) "강설(江雪)"을 소개하면서
들여다본 관계로 본 시(詩)에서는 생략한다.
이 시(詩)는 영정혁신(永貞革新)이라고 불리는
왕숙문(王叔文)의 신정(新政)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가
실패하여,
후난성(湖南省) 영주(永州)고을의 사마(司馬)로 쫏겨난 뒤
지은 시(詩)로 알려진다.
조정(朝廷)에서 분주하게 지내다가
한적한 시골 고을의 사마(司馬)로 좌천(左遷)되고보니
그야말로 할 일이 뭐가 있겠는가~.
사마(司馬)란 직책(職責)이 무슨 권한이 있는 자리도 아니고,
그렇다고 관리로서
뜻을 펼 기회가 주어지는 것도 아니었다.
그저 관청(官廳)에 다녀가는 손님이나 접대하고
세월만 보내는 유배(流配)와 다름없는
있으나마나한 직책이다보니
어느 고을이든 찬밥 신세로 대접받던 직책(職責)이
사마(司馬)란 직책(職責)이었다.
조정(朝廷)에서 쫏겨난 관리(管理)들 대부분이
이런 사마(司馬)란 잭책에 머물다가 황제(皇帝)가 바뀌거나
정권(政權)이 바뀌면
풀려나 궁궐로 돌아가기도 하고,
그도 아니면
평생을 떠돌다 죽어서 돌아간 관리들도 많았다.
유종원(柳宗元)도 결국 죽어서야
꿈에서도 못 잊던 고향(故鄕)으로 돌아가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요즈음 한창 우기(雨期)라서
습도(濕度)는 높고 기온(氣溫)은 30도를 넘나들며
열대야(熱帶夜)로 밤잠마저 설치게 한다.
해마다 어김없이 찾아오는 한 달 남짓 지루한 장마는
늘 이렇게 왔다가 미움만 받고 물러나게 마련이다.
옛 시인(詩人)들은
여름날의 무더위를 어떻게 넘겼을까~?.
유종원(柳宗元)의 시(詩)를 통해서 여름날의 피서(避暑)를 잠시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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