登樂遊原(등낙유원): 낙유원에 오르다.
向晩意不適(향만의부적): 저녁 무렵 마음이 울적하여
驅車登高原(구거등고원): 수레 몰아 낙유원(樂遊原)에 올랐다네.
夕陽無限好(석양무한호): 석양(夕陽)은 한없이 좋기만 한데
只是黃昏近(지시황혼근): 오로지 황혼(黃昏)임이 아쉽구나... !.
낙유원(樂遊原)은
협서성(陝西省)의 장안(長安) 남쪽에 있는 유명한 명승지(名勝地) 중 한곳으로
장안(長安) 근교에서 가장 높은 곳이다.
전한(前漢)의 선제(宣帝)가
사당(祠堂)인 묘우(廟宇)를 세우고
낙유(樂遊)라 불렀다는 데서 이름이 유래한다.
낙유원(樂遊原)에 올라가 바라보는 해질무렵 풍경은
그야말로 장관(壯觀)을 이룬다.
우선 막힘없이 탁 트인 시야(視野)가 시원하며
까마득한 지평선(地平線)에 불타는 저녁 노을은
그 무엇에 비길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다.
울적한 마음에 올랐지만
이런 황홀한 풍경 앞에서 시인(詩人)은 그만 넋을 잃고 바라본다.
그러다 문득 왠지 모를 우수(憂愁)가 밀려온다.
이렇게 아름다운 노을진 경치도
조금 있으면 어둠속으로 사라지고 말 일시적이고 순간적인
마지막 정열이란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 시(詩)의 마지막 두 구절(句節)은 본 작품에서 뿐만 아니라
이상은(李商隱)의 시어(詩語)를 대표하는 명구절(名句節)로
대대로 전해오는 유명한 표현이다.
한시(漢詩)의 가장 큰 특징이며 매력이라고 할
함축성(含蓄性)이 잘 드러나 있기 때문이다.
본 시(詩)에서 황혼(黃昏)은
이상은(李商隱) 자신의 인생(人生)을 예견(豫見)한 우수(憂愁)이거나,
기울어가는 당(唐)나라의 현실을 안타까워 하는
작가(作家)의 감개(感慨)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어느 것이 맞든 간에
앞날에 대한 작가(作家)의 예견(豫見)은
단순한 인생(人生) 경험(經驗)에서 얻어진 것만은 아닌 듯 싶다.
그의 삶도 양분된 파벌(派閥) 사이에 끼어서 괴로워 하며
46년간의 짧은 생(生) 동안 맺힌 울분을,
주옥(珠玉) 같은 시(詩)들로 토해내며
천재적(天才的) 재능(才能)을 불태우고 사라진 이상은(李商隱)이 아니던가~!.
따라서 세상을 관조(觀照)하는 여유(餘裕)와 혜안(慧眼)에서 우러나는,
인생(人生)에 대한 깊은 통찰력(洞察力)이 있었기에 느낄 수 있는
깊고도 폭 넓은 표현으로 보여진다.
이상은(李商隱)의 생애(生涯)에 대해서는
그의 시(詩) "선(蟬) 즉 매미"를 소개하면서 본 블로그에
짤막하게 덧붙인 적이 있다.
낙유원(樂遊原)에 올라 시(詩)를 읊은 시인(詩人)으로는
두보(杜甫)를 비롯해 많은 시인(詩人)들이 있었다.
그중에 기울어가는 당(唐)나라 말기(末期)의 만당(晩唐) 시인(詩人)을 대표하는
이상은(李商隱)의 윗 시(詩)가
대중적으로 가장 많이 알려지고 회자(膾炙)되는 유명한 시(詩)이기에 소개를 했다.
'중국 고전 명시 감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초우후심우계(夏初雨后尋愚溪): 여름날 첫 비 내린 뒤 우계(愚溪)를 찾다.. 유종원(柳宗元) (0) | 2014.07.21 |
---|---|
청계(靑溪): 푸른 계곡... 왕유(王維) (0) | 2014.06.12 |
오중전부탄(吳中田婦歎): 강남땅 농촌 아낙의 탄식... 소동파(蘇東坡) (0) | 2014.05.29 |
곡강(曲江) 2수(二首)... 두보(杜甫) (0) | 2014.04.25 |
절구(絶句) 2수(二首)... 두보(杜甫) (0) | 2014.04.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