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사(金山寺)에서 놀다.
왕안석(王安石)의 신법(新法)에
반대하는 상소(上疏)를 올린 소식(蘇軾)은
자신의 뜻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한직(閑職)을 자청 지방관(地方官)으로 내려가길 원하여
항저우통판(杭州通判)으로 부임하게 된다.
신종(神宗) 4년 서기로 1071년 서른 여섯 살 되던 해 7월에
카이펑(開封)을 떠난 소식(蘇軾)은
항저우(杭州)로 내려가는 길에
동짓달 초순 경 금산사(金山寺)에서 보각(寶覺)과 원통(圓通) 두 승려을 만나
선(禪)에 심취한다.
이때 금산사(金山寺)에서 몇일 쉬면서
이 시(詩)를 썼다고 전한다.
이무렵은
그가 필화사건(筆禍事件)으로 유배(流配)를 떠나기 이전의 일로,
만년(晩年)에 유배(流配)로
황주(黃州), 혜주(惠州), 담주(儋州) 등을
지방관(地方官)으로 떠돌던 시기와는 다른 때이다.
遊金山寺(유금산사): 금산사(金山寺)에서 놀다.
我家江水初發源(아가강수초발원): 내 집은 장강(長江)이 발원 하는 곳인데
宦遊直送江入海(환유직송강입해): 관리가 되어 곧바로 강이 바다로 흘러드는 곳까지 왔네.
聞道潮頭一丈高(문도조두일장고): 듣건대 만조(滿潮) 때는 조수(潮水)가 한 길이나 높아진다 하는데
天寒尙有沙痕在(천한상유사흔재): 추운날인데도 모래 위에 파도 자욱이 남았구나.
中泠南畔石盤陀(중냉남반석반타): 중냉천(中泠泉) 남쪽에 커다란 바위가 있어
古來出沒隨濤波(고내출몰수도파): 예로부터 물결 따라 보였다 숨었다 한다네.
試登絶頂望鄕國(시등절정망향국): 산 정상에 올라 멀리 고향쪽을 바라보려 했지만
江南江北靑山多(강남강북청산다): 강남(江南)과 강북(江北)엔 왜 그리 청산(靑山)이 많은지...
羈愁畏晩尋歸楫(기수외만심귀즙): 날 저물면 향수(鄕愁)로 시름 더할까 하여 돌아가길 재촉하니
山僧苦留看落日(산승고류간낙일): 산승(山僧)은 만류하며 낙조(落照)를 보고 가라 잡는다.
微風萬頃靴文細(미풍만경위문세): 미풍이 불어 넓은 강위엔 잔잔한 무늬 같은 파도가 일고
斷霞半空魚尾赤(단하반공어미적): 노을은 하늘에 걸친 물고기 꼬리처럼 붉구나.
是時江月初生魄(시시강월초생백): 이 때 강에 살며시 나온 초승달
二更月落天深黑(이경월낙천심흑): 달 기우는 이경(二更)이 되자 하늘에 어둠이 깔린다.
江心似有炬火明(강심사유거화명): 그 때 갑자기 강 가운데 횃불 같이 밝은 불이 나타나더니
飛焰照山棲烏驚(비염조산서오경): 날아가는 불꽃이 산을 비춰 까마귀도 놀라 잠에서 깨는구나.
悵然歸臥心莫識(창연귀와심막식): 정신없이 돌아와 누워 생각해도 도무지 알 수가 없으니...
非鬼非人意何物(비귀비인의하물): 귀신도 아니고 사람도 아니고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江山如此不歸山(강산여차부귀산): 강산에 마음 끌려 고향(故鄕) 산천에 돌아가지 않으려 한다고
江神見怪驚我頑(강신견괴경아완): 장강(長江)의 신(神)이 괴상한일 보여서 내 우둔함 경고 하는 듯 하니...
我謝江神豈得已(아사강신개득이): 나는 강신(江神)에게 부득이 이렇게 할 수밖에 없음을 사과하고
有田不歸如江水(유전부귀여강수): 돌아갈 전답(田畓) 있다할지라도 강물처럼 돌아가지 않으련다.
금산사(金山寺) 앞 드넓은 양자강(揚子江)에
아름다운 저녁 노을이 지고 고요한 어둠이 내린다.
이때 갑자기 밝은 유성(流星)이 번쩍하고 나타나
강물 위로 휙~하고 지나가는 모습에 화들짝 놀라
절집으로 뛰어들어와 방안에 누워 벌벌 떨던 순간을 시(詩)로 읊었다.
소동파(蘇東坡)는
유성(流星)을 처음 보는 괴이한 물건이라 여기며 크게 놀란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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