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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고전 명시 감상

문관군수하남하북(聞官軍收河南河北): 관군이 하남 하북을 수복했다는 소식을 듣고서... 두보(杜甫)

서기 762년 4월

당(唐) 현종(玄宗)이 78세로 세상을 떠났고,
12일 후에는
현종(玄宗)의 뒤를이어 황제(皇帝)에 오른 큰아들 숙종(肅宗)마저

52세의 일기로 붕어했다.


이 혼란한 시국(時局)에 일어난

두 황제(皇帝)의 국상(國喪)을 관장하기 위해서 임명된 이가 있었다.

바로 청두(成都)에서 초당(草堂)을 마련하고 안착하는데 큰 도움을 준

두보(杜甫)의 절친한 친구이며,
검남서천절도사(劍南西川節度使)란 지방관(地方官)으로 부임해 있는
"엄무(嚴武)"였다.

 

 그가 장례(葬禮)를 총괄하는 황문시랑(黃門侍郞)에 임명되어

장안(長安)의 조정(朝廷)으로 돌아가게 된 것이었다.


엄무(嚴武)가 장안(長安)으로 떠난 달이 그해 7월이다.
따라서 황제(皇帝)의 장례식(葬禮式)이

죽고 나서 석달이나 지나서 치뤄지게 되었던 것.


이런 어지러운 상황에 절친한 벗이 장안(長安)으로 떠나자

두보(杜甫)는 그를 배웅하러 면주(綿州)의 봉제역(奉濟驛)까지 따라간다.

청두(成都)의 두보초당(杜甫草堂)


그런데 엄무(嚴武)가 장안(長安)으로 떠난 틈을 타

그의 부하(部下)이며 검남병마사(劍南兵馬使)로 있던 서지도(徐知道)가 반란을 일으켰다.


이 날벼락 같은 일이 터지자

두보(杜甫)는 초당(草堂)이 있는 성도(成都)로 돌아가지도 못하고 이듬해 봄까지

재주(梓州)에 머물게 된다.


졸지에 또 다시 떠도는 신세가 된 그에게 일년 뒤

서기 763년 기적같은 소식이 전해진다.


안사(安史)의 난(亂)을 일으킨 주범(主犯)중 한 명인 사사명(史思明)의 아들 
사조의(史照義)가,
주유항장(幽州降將)으로 있던 이회선(李懷仙)이 이끄는

관군(官軍)의 추격(追擊)에 결국 세력(勢力)을 잃고 자살했다는 소식이었다.

 

이리하여 7년 간 중원(中原)을 휩쓸었던

"안사(安史)의 난(亂)"이 평정(平靜)되고,
관군(官軍)이 드디어
반란군(叛亂軍)이 점령했던

하남(河南)과 하북(河北)땅을 수복(收復)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는다.


두보(杜甫)는 재주(梓州)에서
이 소식을 듣고는

눈물을 펑펑 쏟고 미칠듯이 기뻐하며 지은 시(詩)가,
지금 소개하는 "문관군수하남하북(聞官軍收河南河北)"이라는 명시(名詩)였다.


두보(杜甫)의 시(詩)들은 찢기고 깨진 조국(祖國)의 암담한 현실과,
병든 몸으로 정처없이 떠도는 자신의 처량한 신세에 대한

한탄이 뒤섞여 토해내는

눈물에 젖은 시(詩)들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청두(成都)의 두보초당(杜甫草堂)

 

聞官軍收河南河北(문관군수하남하북):

관군이 하남 하북을 수복했다는 소식을 듣고서

 

劍外忽傳收薊北(검외홀전수계북): 검각(劍閣) 밖에서 갑자기 관군(官軍)이 계북(薊北)을 수복했다는 소식이다.
初聞涕淚滿衣裳(초문체누만의상): 처음 듣고는 눈물에 옷을 흠뻑 적셨다네.
却看妻子愁何在(각간처자수하재): 처자들 돌아보니 근심(謹審)은 어디로 갔나~?.
漫卷詩書喜欲狂(만권시서희욕광): 서책(書冊)을 대충 싸드니 미칠듯이 기쁘다.
白首放歌須縱酒(백수방가수종주): 이렇게 좋은 날에는 마음껏 노래하고 술을 마셔야 하리~
靑春作伴好還鄕(청춘작반호환향): 볕 좋은 봄날 한데 어울려 고향(故鄕)가기도 좋아라~.
卽從巴峽穿巫峽(즉종파협천무협): 곧 바로 파협(巴峽) 에서 무협(巫峽)을 거쳐
便下襄陽向洛陽(편하양양향낙양): 양양(襄陽)으로 내려가 낙양(洛陽)으로 향하리라~!.

 

본 시(詩)는

보기 드물게 두보(杜甫)의 들뜨고 설레는 환희(歡喜)의 감정(感情)이

넘쳐나는 작품(作品)이다.

얼마나 좋았으면 "미칠듯이 기쁘다"란 표현을 썼겠는가~!.
참으로 오랬만에 두보(杜甫)가 미칠듯이 기뻐하는 모습에 
나도 덩달아 신이 난다...

앗~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