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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고전 명시 감상

금릉주사유별(金陵酒肆留別): 금릉에서 이별주(離別酒)를 마시며... 이백(李白)

 金陵酒肆留別(금릉주사유별): 금릉에서 이별주()를 마시며

 

風吹柳花滿店香(풍취류화만점향): 버들꽃은 바람에 날려 주막 가득 향기롭고
吳姬壓酒喚客嘗(오희압주환객상): 오나라 여인 술을 짜서 손님 불러 맛보라 하네.
金陵子弟來相送(금릉자제래상송): 금릉의 귀공자들 찾아와 서로를 전송하니
欲行不行各盡觴(욕행불행각진상): 떠나려다 가지 못 하고 각자 술잔 모두 비운다.
請君試問東流水(청군시문동류수): 그대에게 시험삼아 묻노니, 동으로 흐르는 장강(長江)과
別意與之誰短長(별의여지수단장): 이별의 정(情) 중에 어느 것이 더 짧고 길다하겠는고~?.

진회하(秦淮河) 풍경(風景)

 

이백(李白)은 젊은시절 사천(四川)의 고향(故鄕)을 떠나

동쪽의 산동성(山東省)을 거쳐 다시 남으로 내려가
이곳 강남땅 금릉(金陵) 즉 남경(南京)을 여행한 시절이 있었다.


그는 거미줄처럼 수로(水路)가 얼킨

수향(水鄕)마을의 멋스러움을 아주 좋아했다.
특히 절강성(浙江省)의 소흥(紹興)과

이곳 남경(南京)의 진회하(秦淮河)를 좋아했는데,


진회하(秦淮河)는

북경(北京)에서 절강성(浙江省)의 항주(杭州)까지 이어지는

"경항대운하(京杭大運河)"의 운하변(運河邊)에 자리한 수향(水鄕)마을이다.


이 운하(運河)는 수(隋)나라 양재(煬帝)가 건설한 운하(運河)로

수(隋)나라는 사실 이 대공사(大工事)의 후유증(後遺證)으로 일찍 멸망하고 말았다.

 

강남(江南)의 풍부한 물자(物資)를

북경(北京)까지 운반하던 내륙의 뱃길로,
오고 가는 수 많은 배들로 운하(運河)는 늘 북적였다고 한다.
운하(運河)를 따라 군데군데 자리잡은 수향(水鄕)마을들은

묵어가고 쉬어가는 길손들로 늘 붐벼 복잡한 장마당을 연상케 했었다.


강변을 따라 늘어선 휘황찬란한 기루(妓樓)와 객잔(客棧)

그리고 멋스러운 찻집이 어울려,

길손들을 유혹했던 번화가(繁華街)로

밤이면 그야말로 불야성(不夜城)을 이뤘다고 여러 시(詩)들은 노래하고 있다.

진회하(秦淮河) 야경(夜景)


이백(李白)은 여행 중에 이곳 진회하(秦淮河)에 들려,

강남(江南)의 명망(名望) 높은 집안의 자제(子弟)들을 초청해

기루(妓樓)에서 연회(宴會)을 배풀고 시(詩)를 지어 읊으며,

 

서역(西域)의 큰 상인(商人)이었던 부친(父親)이 번 돈을 펑펑 쓰면서

호시절(好時節)을 보낸 적이 있다.


강남(江南)은 옛부터 기후(氣候)가 온화하고 물산(物産)이 넉넉해

큰 부자들과 세도(勢道)께나 부리는 황족(皇族)들이 많이 살았다.


그런 까닭에 지금도 대궐같은 대가집과

드넓은 사가정원(私家庭園)이 곳곳에 많이 남아있다.


그리고 강남(江南)은 춘추전국시대(春秋戰國時代) 이전부터

오(吳)나라 땅이었던 까닭에,
당(唐)나라 때는
강남(江南)을 오(吳)나라 땅이라는 애칭(愛稱)으로 불리워져

시(詩)에서도 곧잘 애용했던 말이다.


두보(杜甫)도 명시(名詩) "등악양루(登岳陽樓)"에서는

강남(江南)의 동정호(洞庭湖)를 일러

오(吳)나라와 초(楚)나라가 잠겼다고 노래했으며,


북송(北宋) 때 시인(詩人) 소동파(蘇東坡)도

"오중전부탄(吳中田婦歎)"이란 시(詩)에서
강남땅에 사는 여인을 가리켜 오(吳)나라 여인이라 표현했다.

 

그리고 이백(李白)도 윗 시(詩)에서

오(吳)나라 여인이 술을 대접했다고 쓰고 있잖은가...
이처럼 강남(江南)은 오랜 옛날부터 오(吳)나라의 향수(鄕愁)가 짙게 밴 땅이었다.


지금 소개하는 "금릉주사유별(金陵酒肆留別)"

이백(李白)이 금릉(金陵) 즉 남경(南京)의 진회하(秦淮河)에서 지은 시(詩)로,
이백(李白)의 젊은시절 기개(氣槪)가 넘치는 작품이다.

 

남경(南京)을 가로질러 동해로 흘러가는 드넓은 저 양자강(揚子江)과,
지금 이별하려는 이 안타까운 정(情) 중에

어느 것이 더 길겠냐며 호탕하게 묻는다.

 

따라서 이백(李白)의 시(詩) "금릉주사유별(金陵酒肆留別)"읽는 이로 하여금
장쾌한 멋과 진한 정(情)을 동시에 느끼게 하는 명작(名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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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구풀이...
금릉(金陵): 오늘날의 남경(南京)을

당(唐)나라 때는 금릉(金陵)이라 불렀었다.
동류수(東流水): 중국의 동쪽 바다로 흘러드는 물로

양자강(揚子江) 즉 장강(長江)을 가리킨다.
이 양자강변(揚子江邊)에 남경(南京)이 위치해 있고

그 중앙에 멋진 진회하(秦淮河)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