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百年)도 못 살면서...
천년(千年)을 근심(謹審)하는 중생(衆生)아~!.
古詩(고시): 옛 시
生年不滿百(생년불만백): 세상살이 백 년도 못 되는 것을
常懷千歲憂(상회천년우): 천년의 근심을 품고 산다.
晝短苦夜長(주단고야장): 낮은 짧고 긴긴밤 괴로운데
何不秉燭遊(하부병촉유): 어찌하여 촛불 밝혀 놀지 않으리오.
爲樂當及時(위락당급시): 즐거움을 추구한다면 때를 잡아야 할 것이니
何能待來玆(하능대래자): 어찌 내년을 기다리겠는가.
愚者愛惜費(우자애석비): 어리석은 자 쓰는 것을 애석히 여기나
但爲後世嗤(단위후세치): 이는 훗날의 조롱거리가 될지니라.
仙人王子喬(선인왕자교): 신선 왕자교가 있다 하나
難可與等期(난가여등기): 그와 같이 되기란 기약하기 어렵다네.
본 시(詩)는 서기 520년 경 남북조시대(南北朝時代)
양(梁)나라 무제(武帝)의 왕자(王子)인 소명태자(昭明太子)가 지었다는
"문선(文選)"이란 책에 실려있는,
작자(作者) 미상(未詳)의 잠언고시(箴言古詩) 중 한편이다.
시(詩)의 내용 중
"선인(仙人) 왕자교(王子喬)"는
기원전(紀元前) 주(周)나라 사람으로 백학(白鶴)을 타고 하늘에 올라
신선(神仙)이 되어
영원한 생명을 얻었다는 전설(傳說) 속의 인물이다.
시(詩)를 읽어보면 어디선가 많이 듣고 본 듯한
첫째와 둘째 구절(句節)이 낯이 익다.
방랑시인(放浪詩人) 김삿갓이 지은 시(詩)라고
알고 있는 분들도 많을텐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
중국(中國) 한(漢)나라 때 이미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어느 시인(詩人)이 지어 읊은 시(詩)를,
당시 사람들이 입에서 입으로 옴겨지며
노래로도 많이 불려지곤 하던 유명한 시(詩)였다.
본 시는 인간사(人間事) 덧없음을
가장 적절하게 표현한 명작(名作)으로
현재까지도 불멸(不滅)의 명작(名作)으로 불린다.
특히 첫 구절(句節)의
"생년불만백(生年不滿百) 상회천년우(常懷千歲憂)"는
천고(千古)의 명언(名言)으로,
오늘날에도 널리 회자(膾炙)되는 명구(名句) 중 명구(名句)이다.
소명태자(昭明太子)가 지은 "문선(文選)"에
고시(古詩) 19수가 전해오는데
지금 소개한 시(詩)는 15번 째 시(詩)이다.
이 시(詩)들은 후한말(後漢末)에 대중(大衆)에
떠도는 시(詩)들을 채집하여 책으로 역은 것이라 한다.
영생불사(永生不死)나 불로장생(不老長生)을 믿었던 일반인들까지도
후한(後漢) 말기(末期)로 내려오면서는
완전 허구(虛構)라는 사실이 민초들 사이에 널리 퍼지게 되며,
사람들은 신선(神仙)이니 영생(永生)이니 하는 불멸(不滅)의 사상(思想)들을
더이상 믿지 않았다.
고대부터 내려오던 신선사상(神仙思想)이
허상임을 깨닫게 되자,
민중(民衆)들 사이에서는
인생(人生)이 별거냐 그냥 주어지대로 즐기며
사는 것이란 일종의 허무주의(虛無主義)와 함께
향락주의(享樂主義)가 급속히 퍼지게 된다.
따라서 당시 시중에 떠돌던 본 시(詩)의 내용도
짧은 인생에 대한 덧없음과 향락문화(享樂文化)가 짙게 배어 있다.
후한(後漢) 말기(末期)는
삼국지(三國志)로 유명한 혼란한 시대이기도 하다.
'중국 고전 명시 감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문유십구(問劉十九): 유씨네 열아홉번째에게 묻노라... 백거이(白居易) (0) | 2014.12.25 |
---|---|
무제(無題): 제목 없음... 왕범지(王梵志) (0) | 2014.12.09 |
귀원전거, 기육(歸園田居, 其六): 자연으로 돌아와서의 삶, 6... 도연명(陶淵明) (0) | 2014.11.19 |
귀원전거, 기오(歸園田居, 其五): 전원으로 돌아와서의 삶, 5... 도연명(陶淵明) (0) | 2014.11.18 |
귀원전거, 기사(歸園田居, 其四): 전원으로 돌아와서의 삶, 4... 도연명(陶淵明) (0) | 2014.11.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