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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고전 명시 감상

문유십구(問劉十九): 유씨네 열아홉번째에게 묻노라... 백거이(白居易)

問劉十九(문유십구): 유씨네 열아홉번째에게 묻노라.

 

綠蟻新醅酒(녹의신배주): 술은 갓 익어 푸르스름한 거품이 일고
紅泥小火爐(홍니소화로): 붉은 흙으로 빚은 작은 화로도 있네.
晩來天欲雪(만래천욕설): 저녁 무렵인데 눈이 올 듯 하니
能飮一杯無(능음일배무): 술 한 잔 할 수 있겠나~?.

 

백거이(白居易)는

당(唐)나라 말기(末期)의 시인(詩人)이다.

 

생애에 관해서는

지난날 그의 대표시(代表詩) "비파행(琵琶行)"을 소개할 때

들여다봤기에 생략한다.

 

윗 시(詩)의 시제(詩題) "문유십구(問劉十九)"
유씨(劉氏)네 열아홉번째 항렬(行列)의 손자(孫子)인

친구 유우석(劉禹錫)에게

술 한잔 하지 않겠느냐고 묻는 말이다.


백거이(白居易)의 절친한 친구를 든다면

단연 유우석(劉禹錫)과 원진(元稹)을 빼놓을 수 없다.


이들은 시문학(詩文學)으로 맺은 친구들이기에

그 깊이가 남다르다.
벼슬살이로 떨어져 살거나

백거이(白居易)처럼 유배(流配)를 가다보면,
벗간의 그리움을 서신(書信)으로 주고 받으며

안부(安否)를 묻고

시문(詩文)을 공유하며 달래곤 하였다.


백거이(白居易)는 이 두 벗과 그간 주고받은

서신(書信)과 시(詩)들을 묶어서,
원진(元稹)과 주고받은 내용은
"원백창화집(元白唱和集)"으로,


유우석(劉禹錫)과 주고 받은 글은

"유백창화집(劉白唱和集)"이란 문집(文集)을

별도로 엮었을 정도로 절친한 사이들이다.


그중 원진(元稹)은

우리에게 익숙한 가곡(歌曲) "동심초(同心草)"

원작자(原作者)로 알려진

당대(當代)의 유명한 기생(妓生)이면서

여류시인(女流詩人)이기도 했던 "설도(薛濤)"와,

애틋한 연인사이로도 유명세(有名稅)을 탔던 인물이다.

 

그리고 유의석(劉禹錫)

지난날 본 볼로그에 그의 시(詩) "오의항(烏衣巷)"을 소개했었다.

 

본 시(詩)를 보면
막역한 사이에게 묻고 있슴을 알 수 있다.

아마도 때는 초겨울인듯 한데,

저녁 무렵 눈이 금새 내릴듯 우중충한 날씨이다.

 

그런데 마침 담가놓은 술이 막 익었지 뭔가~!.
으스스 추워지는데 날씨마저 우중충하니

오늘따라 술 생각이 절로난다.

 

술은 마주앉아 주거니 받거니 마셔야 제격인 법이다.
이럴 때 격의없는 친구가 가까이 있으니

불러내 한잔 나누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여보게 친구 술 한잔 할까~?" 하고

부를수도 있겠지만...
백거이(白居易)는 시인(詩人)답게

농적(弄的)인 표현(表現)으로 친구를 멋지게 불렀다.
"어이~ 유씨네 열아홉 번째 항열(行列)의 친구~!.

술 한잔 하시지 않겠나~?."

 

술꾼에겐 이 보다 더 유혹적(誘惑的)인 말이

어디 또 있으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