雜詩(잡시) 一首(1수)
人生無根蔕(인생무근체): 인생은 뿌리도 꼭지도 없이
飄如陌上塵(표여맥상진): 들길 위에 흩날리는 먼지와 같다네.
分散逐風轉(분산축풍전): 나뉘고 흩어져 바람 따라 구르니
此已非常身(차이비상신): 이건 이미 본래의 모습이 아니구나.
落地爲兄弟(낙지위형제): 세상에 태어나면 모두가 형제이거늘
何必骨肉親(하필골육친): 어찌 피붙이를 따지겠는가.
得歡當作樂(득환당작락): 기쁜 일이면 마땅히 즐겨야 할 터
斗酒聚比隣(두주취비린): 한 말 술로 이웃을 불러 모은다네.
盛年不重來(성년부중래): 젊음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고
一日難再晨(일일난재신): 하루에 두 번 날이 새기도 어려운 법.
及時當勉勵(급시당면려): 때 맞추어 힘써야 함은
歲月不待人(세월부대인): 세월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기 때문이다.
도연명(陶淵明)은
이미 잘 알려진 동진시대(東晉時代)의 대표적(代表的) 전원시인(田園詩人)으로
너무나 유명하기에 잡다한 설명이 필요없을 듯 하다.
본 블로그에 지난날 귀거래사(歸去來辭)를 소개하면서
그의 생(生)을 짧게 들여다 봤기에,
더 이상의 사설(私設)은 생략하기로 한다.
본 시(詩)는 도연명(陶淵明)의 잡시(雜詩) 12수 중 제1수로,
가장 많이 알려지고 후대(後代)에 큰 영향을 끼친 명시(名詩)이다.
"잡시(雜詩)"란
형식(形式)에 구애받지 않고 지은 시(詩)를 일컫는 말이다.
시(詩)를 읽어보면 후대(後代)의 젊은이들에게
경계(鏡戒)를 주는 내용임을 알 수 있는데,
오늘날에도 널리 익히고 암송(暗誦) 되는 불멸(不滅)의 명시(名詩) 중 하나이다.
따라서 본 시(詩)에서 영향을 받아 쓴
유명한 책 한권을 소개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가 잘 아는 명심보감(明心寶鑑)을 보면 권학편(勸學篇)에,
주자(朱子)의 "권학문(勸學文)"을 인용하고 있다.
그런데 주자(朱子)의 권학문(勸學文)이
도연명(陶淵明)의 "잡시(雜詩) 1수(一首)"의 구절(句節)에서
영감(靈感)을 얻어 지은 글로 알려져 있다.
"명심보감(明心寶鑑)"은, 고려(高麗) 충렬왕(忠烈王) 때
문신(文臣)인 "추적(秋適)"이 옛부터 내려오는 금언(金言)과
명구(名句) 및 명시(名詩)의 구절들을 모아 책으로 엮은 것이다.
그리고 주자(朱子) 즉 주희(朱熹)는
중국(中國) 남송(南宋) 때 유학자(儒學者)로,
유학(儒學)을 깊고 넓게 재 해석(再解釋)하여
주자학(朱子學) 즉 성리학(性理學)으로 집대성(集大成)한 사상가(思想家)이며 유학자(儒學者)이다.
따라서 그는 중국을 비롯한 우리나라의 유학(儒學)에
절대적(絶對的)인 영향을 끼친 인물이다.
그가 정립한 "성리학(性理學)"은
유교(儒敎)에 철학적(哲學的) 세계관(世界觀)을 부여하여
유교(儒敎)를 심성(心性)및 수양(修養)의 도리(道理)로 확립한,
획기적인 학풍(學風)을 열었기에 그 영향은 실로 엄청났다.
주자(朱子)의 권학문(勸學文)을 살펴보면
내용이 이러하다.
勿謂今日不學而有來日(물위금일불학이유래일): 오늘 배울 것을 내일로 미루지 말고,
勿謂今年不學而有來年(물위금년불학이유래년): 올해 배울 것을 내년으로 미루지 말라!.
日月逝而歲不我延(일월서이세불아연): 해와 달은 가고 세월은 나를 기다리지 않으니,
鳴呼老而是誰之愆(오호노이시수지건): 오~! 늙어 후회한들 이 누구의 허물인가?.
少年易老學難成(소년이노학난성): 소년은 늙기 쉽고 학문은 이루기 어려우나니,
一寸光陰不可輕(일촌광음불가경): 짧은 시간이라도 가볍게 여기지 말라!.
未覺池塘春草夢(미각지당춘초몽): 연못가의 봄풀은 아직 꿈을 깨지도 못 했는데,
階前梧葉已秋聲(계전오엽이추성): 댓돌 앞의 오동나무 잎은 이미 가을소리를 내는구나!.
바로 이 내용이 도연명(陶淵明)의 "잡시(雜詩) 1수"에서 영감(靈感)을 얻어
지은 글이라고 알려져 있다.
이 기회에 본 블로그에 소개한
한시(漢詩)들에 대하여 알리고 싶은 것이 있어서 잠시 소개를 할까 합니다.
본 블로그에 소개한 도연명(陶淵明) 시인(詩人)의
"귀거래사(歸去來辭)"가,
다음(DAUM) 통합검색 한시(漢詩) 귀거래사(歸去來辭) 부문에서
"많이 본 글"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2012년 9월 6일 블로그에 올리고 난 이튼날부터
줄 곧 통합검색에서 단 한 번도 1위을 놓친적이 없습니다.
그 외에도 1위를 유지하는 글로는
"이백(李白)의 생애(生涯)와 시풍(詩風)에 관한 소견(所見)"이 있습니다.
그리고 "조식(曹植)의 동작대 부(銅雀臺 賦)"와
조조(曺操)의 "단가행(短歌行)"과 백거이(白居易)의 "비파행(琵琶行)",
장계(張繼)의 "풍교야박(楓橋夜泊)",
설도(薛濤)의 춘망사(春望詞) 즉 "동심초(同心草)" 등을 비롯해,
두보(杜甫)와 이백(李白)의 시(詩) 몇 편도
검색 순위 상위를 늘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미흡한 블로그를 잊지 않고 자주 찾아주시고
지도편달(指導鞭撻)과 댓글로 용기(勇氣)를 주신,
독자 여러분들의 넓은 아량(雅量)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지난날 여러 번 밝혔듯이
저는 한시(漢詩)나 한문학(漢文學)을 전공(專攻)하지도 않았으며
심도 있게 배운적도 없습니다.
어께 너머로 익히고 독학(獨學)으로 보텐 얄팍한 글줄을 가지고
고전(古典) 한시(漢詩)들을 풀어가자니,
늘 부족한 학식(學識)과 지식(知識)에 안타까움이 적지 않았습니다.
그런 미흡함에도 불구하고 자주 들러 읽어주시고,
댓글로 애정(愛情)까지 보태주심에 그저 황송할 따름입니다.
이 자리를 빌어
늘 부족하고 모자란 블로그를 찾아주신 한 분 한 분께
머리 숙여 다시한번 감사드리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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