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中國)... 타이항(太行) 대협곡(大峽谷)을 가다.
환산선(幻山仙)에서... 왕상암(王相岩)까지
가을 단풍이 환상적(幻想的)인 절벽길
오픈카가 대기하고 있던
도화동촌(桃花洞村)에서 부운정(浮雲頂)까지의 환상적인 공중도로 환산선(幻山仙)과,
수렴동(水帘洞)에서
통제(筒梯)를 지나 왕상암(王相岩)까지의 절벽길을 내려오며 풍경을 담은 사진들이다.
곱게 물든 가을 단풍과 바위틈에 들국화가 만개한 풍경,
그리고 아슬아슬한 절벽길을 내달리는 스릴과
끝도 없는 천길 낭터러지의 오싹함은 두고두고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았다.
달리는 오픈카 맨 뒷자석에서
좌우로 정신없이 흔들리며 찍은 사진들과 절벽을 내려가며 담은 사진들이다.
저 산 중간의 흰 건물이 모여있는 곳이 차가 출발한 도화동촌(桃花洞村).
산동네를 둘려싼 절벽이 까마득 하다.
마을이 위치한 곳까지 1시간 정도 도화곡(桃花谷)을 타고 올라와서 만난 마을인데,
마을 위로 치솟은 거대한 절벽 바위산이 히말라야를 연상케 한다.
지금 달리고 있는
환선도로 밑으로는 주민들이 사는 집들이 군데 군데 자릴잡고 있었다.
모두가 두툼하고 넓은 구들장 같은 돌판으로 지붕을 덮었고,
벽 또한 돌을 정교하게 다듬어 쌓았다.
길가에는 약초인 듯 열매를 도로에 말리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그리고 저 절벽 위의 다락밭들...
고단한 삶의 현실이 느껴진다.
민들은 아찔한 높이의 절벽 위에 틈만이 있으면 밭을 일구고 곡식을 심었다.
저 모습을 보며
인간 만큼 환경에 잘 적응하는 생명체는 지구상에 없으리라...
산 위에는 이렇듯 단풍이 절정이다.
어쩌면 이리도 정확하게 때를 맞추어 여길 왔을까~!!.
아름다운 경치 사이로 펼쳐지는 아찔한 협곡의 풍경들이 오금을 저리게 만든다.
맨 뒷칸에 뒤를 바라보며 역으로 앉았더니...
흔들림도 심하고 정신마저 혼미하다.
이놈의 운전기사,
어찌나 차를 빨리 몰던지...
좌우로 흔들리며 중심을 잡느라 사진 찍기가 완전 묘기 수준이네~~^^
얼마를 달렸을까~!
서너 살 먹은 아이와 엄마을 만났는데,
내가 손을 흔들자 엄마는 손을 흔들어 답례를 주지만,
아이는 수줍어 결국 엄마 바짓가랭이를 잡고 뒤로 숨는 모습이...
옛날 내 어릴적 모습하고 어쩌면 저리 똑 같던지...
그 모습이 정겹다.
저 위 마을 문에서 티켓을 다시 구입하고 산길을 달리는데,
겨울철에는 통제를 하는 듯했다.
옛날, 그러니까 우리나라 고구려(高句麗) 때 일이다.
압록강(鴨綠江) 부근과 산동반도(山東半島) 부근 국경(國境)에서는
당(唐)나라와 고구려(高句麗) 간에 크고 작은 전투가 늘 끊이질 않았었다.
그 때 산동지역(山東地域)에 살던 일부 부족들이 지긋지긋한 전쟁을 피해 이곳 태행산(太行山) 협곡(峽谷)으로
숨어 들었단다.
오죽 전쟁에 치가 떨렸으면 사람이 쫓아오지 못하는 이 험난한 계곡으로 숨어 들어와
다시 밧줄을 매고 절벽을 기어올라 이렇게 산 위에 터를 잡고 살았을까~?.
그들은 이곳에서 세상과 단절된 삶을 대를 이어 살았으며,
이곳에서 태어나
협곡 밖의 새상을 다녀온 사람이 몇 명 안 될 정도로 협곡에서 태어나 협곡에서 생을 마감하는 게 당연시 됐었다고 한다.
이렇게 도로가 뚫리고 문명(文明)이 들어온 것도 불과 몇십 년 전의 일로,
이곳 사람들은 낯선 사람들에 대한 경계심(警戒心)이 유독 많다고 했다.
그 이유는 오랜 세월 은든(隱遁)의 삶을 살아오면서 조상들로부터 들어온 전쟁을 일삼는 바깥 사람들에 대한 철저한 불신(不信)이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들어왔으며,
척박한 땅에서 자금자족(自給自足)으로 살아온 삶이라 모든 것이 늘 부족했다.
따라서 조금이나마 풍족할 때는 없을 때를 대비하여 숨겨두는 생활이 습관화(習慣化) 되었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이웃 간에도 여간해서는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다고...
어쩐지 말을 걸어도 어른들은 별 반응이 없고 순진한 아이들 한 두 명이
서툰 우리말로
"안녕하세요~"를 외치며 눈치를 살핀다.
계곡 들어오기 전...
우리는 가이드로부터 특수교육을 받았다,
아이들을 만나면 절대로 귀엽다고 돈이나 물건을 주지 말란다.
한국인들이 타 민족보다 유독 인정(人情)이 많다보니,
그 간 이 곳을 다녀가며
어린 아이들을 보면 측은하기도 하고 귀여운 모습에 학용품 사라고 천원짜리 한 장 씩을 건네준 것이
오히려 이 순수한 아이들을 구걸하는 거지로 만든 결과가 되었단다.
아이들이 인사를 건네도
절대로 돈은 주지 말고 웃으며 인사나 받고 냉정하게 돌아서야 된다고 당부를 했다.
그렇지 않으면
이 꼬마들은 커서도 평생을 동냥이나 하는 거지로 살아갈 수 밖에 없다고 하면서...
생각해 보니 그 말도 수긍이 갔다.
순박한 눈망울을 껌벅이는 대여섯 살 꼬마들에게 인정(人情)으로 천원짜리 한 두 장 건네주는 게
뭐 그리 대단하겠냐 마는,
그 아이의 장래(將來)를 위해서는 스스로 노력해야 된다는 자립심(自立心)을 키워주는
삶의 교육(敎育)이 우선인지라,
길가에서 아이들을 만나도 인사만 나누고는 냉정하게 돌아섰다.
계곡을 타고 오르는 사람들을 향해 "안녕하세요~"를 외치며 간절하게 구걸하는 꼬마들의 애틋한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안스럽기도 하여
자꾸만 뒤를 돌아다보며 내내 마음이 편치 않았다.
각설하고...
가을색으로 곱게 물든 신선(神仙)이 다닌다는 환상적인 길을
나는 지금 탄성을 지르며 내달리고 있다.
사실 차에는
허접한 안전벨트가 양쪽에 한 개 씩 있기는 한데,
있으나 마나이고 꽉 잡지 않으면 나가떨어질 듯 위험천만 하다.
앞산에 물든 색깔 고운 단풍이 감탄을 자아낸다.
한국에서도 저렇게 아름다운 단풍은 사실 만나기가 그리 쉽지 않은 풍경인데,
까마득한 절벽 위의 산길에서 만나는 즐거움은 모두를 탄성 짓게 하며
태행산의 황홀경(恍惚境) 속으로 몰아 넣는다.
정말이지 두고두고 잊지 못할 풍경이다.
중간에 쉬어가는 길에서 내려다 본 절벽 위의 꾸불꾸불한 길이 절벽 난간을 타고
끝도없이 이어진다.
같이 여행한 일행들...
아~!
이토록 아름다운 산길은 내 일찍이 본적이 없었다~ !!
우리가 탄 오픈카 그리고
귀여운 팽귄을 닮은 먹보 가이드~^^
와우~!
세상에 저 강렬한 단풍좀 봐~!!
협곡 건너 절벽에 자리한 마을 모습.
발 밑으로 천길 낭떠러지가...
스릴을 느껴보라고 전망대 바닥에 투명 유리를 깔았다.
들국화가 길가나 바위틈에 무리지어 노오랗게 피어 가을의 멋을 더한다.
저 까마득한 계곡 아래로 큰 마을이 보인다.
협곡 아래 어딘가에
우리가 올라온 도화곡(桃花谷) 입구가 있을텐데...
약 1km 간격을 두고 이렇듯 전망대를 설치하여 주변 경치를 감상 하겠끔 만들어 놓았다.
사진 좌측의 절벽에 매달린 나선형 막대기는
우리가 걸어서 내려갈 "통제(筒梯)"라는 원통형 계단이다.
자세히 보면 절벽 틈에 사당(祠堂)도 보인다.
절벽 위의 까마득한 마을을 바라보며...
슬픈 전설 같은 실화 한토막을 이야기하면며 절벽길을 내려가고자 한다.
그리 멀지 않은 옛날 이 마을에 있었던 이야기란다.
산 위에 살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면...?
바로 물이다.
평생을 물 부족에 시달리며 고단한 삶을 살아왔던 것이 절벽 위에 사는 사람들이다.
목욕이나 세수를 한다는 것은 하늘에서 비가 내려야 겨우 가능할 뿐이지,
평상시에는 꿈도 못 꾼다고...
오죽했으면 옛날 물이 부족한 건기에는
사람을 죽여서 그 피를 나누어 마시며 연명했던 때도 있었다고 한다.
아무튼 어느 절벽 위에 살던 이웃 처녀가
저 마을로 시집을 왔는데...
이른 아침부터 해질 때까지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일만 죽어라고 하는 며느리가 너무도 측은하여
생일날 만두국이라도 끓여 주고 세수라도 시키려고,
몇일이면 돌아올 동짓달이 생일인 며느리를 위해
초겨울 어느날 늙은 시아버지는
새벽에 물동이를 지고 절벽을 기면서 물을 길러 계곡 아래 냇가로 내려갔단다...
하루가 다 가고 어느덧 해는 지는데... 물 길러 내려간 시아버지는 돌아오질 않으니...
애가 탄 며느리는 절벽 끝에서
시아버지를 목이 터져라 부르며 기다리는데...
달빛이 훤한 늦은 밤이 되어서야 반쯤 담긴 물동이를 지고 절벽을 기어서
겨우겨우 올라오는 시아버지의 모습이 보였더란다.
어찌나 반갑던지...
눈물이 핑 돈 며느리는 맨발로 달려가 물동이를 받아 들었는데,
살얼음이 깔린 길이라
순간 미끄러지며 귀한 물동이를 그만 엎어버리고 말았다고...
어찌나 속상하고 마음이 아팠던지...
그날밤 밤새도록 엉엉 울던 며느리는
이튼날 목을 매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말았다는...
슬픈 이야기가 절벽 위의 부운정(浮雲頂)마을에 실제로 있었던 전설 같은 이야기란다.
이곳은...
떨어지는 물이 커튼을 드리운 것 같다고 하여 수렴동(水帘洞)이라고 부르는 곳이다.
그녀의 안타까운 눈물인지... 절벽을 타고 물줄기가 커튼처럼 흘러 내린다.
가을철 건기에도 이렇듯 폭포수인데 우기철에는 꽤나 장관일 듯,
이 깎아지른 절벽에
사람들은 바위를 쪼개 이렇게 정성스런 길을 만들었다.
아마 중국 사람들 아니면 이런 길을 만들 사람은 지구상에 또 없을 것이다.
와우~!
바위를 깨며 길을 뚫어나가자니
조심한다고 해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을까~?.
그들의 넋을 위로하는 사당(祠堂)이 절벽 틈에 세워져 지나는 이의 마음을 숙연 케 한다.
지금은 이 길이 관광도로가 됐지만...
얼마전까지만 해도 이 길은...
생업을 위한 그야말로 고난의 길이었다.
허리를 반쯤 구부리고 기다시피 해야 겨우 지나가는 길.
원주민들은 아마 등짐을 지고 짐슴처럼 기어서 지나갔을
절벽 틈으로 뻗은 난간길이 몇백 미터를 이어진다.
지나온 길을 돌아보며...
저 가파른 절벽 위부터 빙돌며 절벽 중턱까지 내려왔다.
그리고 자세히 보면, 사진 중앙에 갈지자로 난 사다리길이 희미하게 보이는데...
저것은 아마 최근에 놓은 트래킹 코스 같았다.
태행산은 트래킹 코스로도 유명한 협곡이다.
수도없이 많은 길들이 절벽사이로 뻗어 있으며 그 틈으로 가다보면 사람이 사는 집이 한 두 채 숨어 있다.
여기가 통제(筒梯)라고 하는 원통형사다리의 꼭대기로
나선형 계단을 타고 80m를 내려간다.
내려와서 올려다보니 세상에~
사다리를 타고 내려오며 주변을 바라보는 경치는
가히 압권인데 다리가 후들거리는 어지러움 스릴을 더한다.
한참을 내려오다 뒤돌아보니...
절벽에 매달린 사다리가 까마득하다.
거의 평지까지 내려오자 나타난 원주민이 파는 기념품 매점이 나타났다.
왕상암(王相岩)은
사진 좌측의 봉우리 이름이다.
얼마전에 절벽에 지그재그로 철재 사다리를 설치하여
오르내릴 수 있도록 트래킹 코스를 만들었다고 한다.
절벽 공중에 매달린 난간길이라 왠만한 담력으론 오를 엄두를 못 낸다고도 했다.
왕상암(王相岩) 문(門) 뒤로 내가 내려온 절벽이
저물어가는 저녁 풍경 속으로 어둑어둑 묻혀간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내가 타고 갈 버스가 대기하고 있었다.
우리는 내일을 기약하며 버스를 타고 신향(新鄕)의 호탤로 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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