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경... 세외도원(世外桃源)의 별채
수공예 민속품(手工藝 民俗品) 상가(商街)
계림(桂林)에 와서 느낀 여러가지 인상 중에 가장 신선하게 다가왔던 것은
바로 여성의 얼굴들이었다.
다른 어느나라 어느 도시를 가든 대도시 사람들은
분장(扮裝)에 가까운 짙은 화장(化粧)을 하고 다니는 게 보통인데...
여기 여성들은 거의가 화장기 없는 맨얼굴이 대부분이다.
오히려 화장을 한 여성을 찾아보기가 어려웠다.
헤어스타일도 긴 생머리를 질근 동여 매거나 컷트나 단발머리로 자른 것이 일반적이며,
우리나라 중년 여성들처럼 뽀글뽀글 지지고 뽂은 라면머리 모양은 아에 없었다.
세계 어느나라를 가서 풀어놔도 뒷모습만 보고서 한국 중년 여성들은 금새 찾아낼 수 있다.
바로 천편일률적(千篇一律的)인 그 퍼머머리 때문이다.
대게 남방(南方)의 민족들이 그러하듯 여기 장족(壯族)이나 묘족(苗族) 또는 요족(瑶族) 등
소수민족(少數民族)들은 한족(漢族)에 비해
대부분이 까무잡잡한 윤기나는 피부에 짙은 쌍커플을 가졌고,
얼굴이 작고 체격이 대체로 외소한 편이다.
이는 열대와 아열대지방에 사는 부족이나 민족들에게서 나타나는 공통적인 특징들이기도 하다.
먹거리가 풍부한 열대와 아열대 지방은 몸 속에 영양분을 저장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사시사철 조금만 움직이면 바나나를 비롯한 열대과일들과 곤충이며 동 식물 등 먹을 것이 지천인데,
굳이 몸 속에 영양분을 저장 할 필요가 없었던 까닭이다.
반면 북극이나 온대와 한대의 사람들은 먹거리가 나는 따스한 철에는 풍족하지만
눈보라 속의 한겨울에는 오랜 기간을 굶고 버텨내야 하기에 몸 속 특히 복부에 지방을 비롯한 영양분을 저장하여,
먹거리가 부족할 때 에너지로 사용했던 오랜 특성으로 폭식과 과식을 반복적으로 하다보니
몸이 커졌다는 학설이 일번적인 정설로 통하고 있다.
이는 동물에게도 똑같은 이치로,
열대나 아열대의 동물들에 비해서 같은 종(種) 대부분이 추운지방에 사는 동물들이 몸집이 훨씬 큰 걸 알 수 있다.
코끼리, 호랑이, 멧돼지, 사슴, 곰등 대부분이 그러하다.
바로 겨울잠을 자는 동면(冬眠)이 그걸 반증하는 증거이며,
살고있는 지역의 환경에 맞겠끔 오랜 세월에 걸쳐 진화해 온 특징들이라고 볼 수 있다.
그건 그렇고...
소수민족들은 대부분 화장으로 멋을 내는 것 보다는 옷에 화려한 무늬와 장신구(裝身具)를 이용해 치장하는 것을 더 선호한다.
화장은 더운지방에서 땀이 나거나 세수를 하면 금새 지워지고 말지만,
화려한 옷과 장신구는 오래도록 사용할 수 있는데다, 그 가치가 귀하게 여겨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분이 높은 부족장이나 주술사들은 화려함이 남다르며 그 권위가 하늘을 찌른다.
중국의 운남성(雲南省)이나 귀주성(貴州省)을 비롯 여기 광서장족자치구(廣西壯族自治区)등은
소수민족 분포도가 타 지역에 비해 높은 편으로
그들의 전통(傳統)과 문화(文化)가 대부분 잘 보전되고 있는 지역이다.
계림(桂林)의 소수민족(少數民族)들은 베트남이나 캄보디아, 라오스등 인도차이나지역의 민족들과
생김새와 문화면에서 비슷한 특징을 지니고 있다.
이는 오랜 옛날 하나의 민족이 외세의 침입 등으로 인한 난(亂)을 피해 여러갈래로 흩어져 살면서,
터를 잡고 사는 지역에 맞는 문화를 양생하면서 그들끼리 살아온 것으로 추정되는 이유이다.
그러나 지리적 특성으로인한 교통의 불편과 우림의 영향으로 타 지역과 왕래가 어렵다보니,
자급자족(自給自足)의 오랜 전통이 몸에 배어서,
필요한 것은 수시로 만들어 사용하고 만들기 어려운 것이나 남는 것은 서로
인근의 부족끼리 물물교환(物物交換)으로 채워가며 살아왔다.
따라서 수공예(手工藝)가 자연스럽게 발달하여 그 실용성(實用性)과 예술성(藝術性)이 아주 뛰어난 편이다.
수공예 민속품(手工藝 民俗品) 상가(商街)는
중국(中國) 계림(桂林)의 소수민족(少數民族)들이 간직한 전통문화(傳統文化)를
시연(試演), 제작(製作), 판매(販賣)하는 곳으로,
세외도원(世外桃源)과 붙어있는 민속품(民俗品) 상가(商街)이다.
그러나 판매 보다는 그들의 문화와 전통을 알리는데 주 목적이 있는지라 종업원 모두는 매우 친절하고 예절이 밝았다.
여기선 그 흔하게 듣는 싸다~ 싸다~ 등 호객행위가 전혀 없으며,
직접 시연(試演)을 통해 관광객들에게 그들이 간직한 고유한 문화를 알리는데 중점을 두고 있었다.
베틀... 어느나라 어딜가나 모양과 원리는 다 비슷하다.
옷감을 짜는 작업은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일이기에 남과 여가 따로없다.
햐~ 술독... !
그런데 여자는 여자끼리 남자는 남자끼리 서로 모여서 작업을 한다.
옆 칸에서는 처녀들이 모여앉아 뜨게질을 하며 노래를 불렀다.
아마도 처녀 총각이 서로를 그리워하는 연가(戀歌)인듯 한데...
아주 톤이 높고 길게 이어나가는 후렴(後斂)이 압권이다.
은은한 빛이 퍼지는 침실(寢室) 등(燈)
이렇게 아름다운 손가방도 저들이 정성을 들여 만든 것들이다.
질기고 부드러운 물소가죽으로 만들었으며 섬세하게 그려넣은 무늬와 장신구가 이뻐보였다.
전통복장으로 치장한 인형들...
결혼식이나 명절날 입는 옷들과 차림새라며 세상에서 가장 이쁜 인형이란다.
요것은 지난날 책을 만들던 과정을 시연하는 것인데...
우리나라 조선시대만 해도 이렇게 일일이 탁본 형식을 써서 책들을 편찬해 냈었다.
벼루... 세계적으로 아주 유명한 단계석(端溪石)으로 만든 벼루다.
단계석(端溪石)은 이웃한 광동성(廣東省)에서만 나는 희귀한 돌로,
무겁고 단단하며 부드럽고 차가워서
벼루를 만들면 입김만으로도 먹을 갈아 글자 한 자는 넉넉하게 쓰고도 남는다는 유명한 돌이다.
이들은 손재주와 예술성이 아주 띄어나다.
상상하는 모든 것을 이렇게 만들어낸다.
카메라를 들이대자...
총각녀석들이 부끄러워 어쩔줄을 모른다. 그만큼 순수하다는 이야기다...
이곳에서는 아주 흔한 게 대나무로, 무엇이든 만들수 있다고 했다.
이 순수하고 해맑은 얼굴...
색조화장이란 걸 여기 여성들은 아예 하질 않는다.
그런데도 얼마나 이쁜가~!
정말이지 장성한 아들녀석이라도 한 놈 있었으면 며느리 삼자고 조르고 싶을 정도였다~.
서각(書刻) 작품(作品)인데 일주일가량 걸렸다며 마무리를 하는 중이라고...
특히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글귀들을 만들어 판매하는 것이라며
찾는 손님도 꾸준하단다.
사진 한장 찍자하니 이쁘게 찍어달라며 뭠춰섰다.
장미목(薔薇木)이나 흑단(黑檀)이란 나무로 정성을 들인 조각품들...
가격도 매우 비싼편이다.
나도 한장 찍어달라며 미소까지 지어보이는 이 아가씨...
여기서 5년 근무한 베테랑이라고 자신을 소개 했다.
어눌한 내 중국어 실력이지만 불편한 줄을 전혀 못느꼈다.
이들의 순수하고 해맑은 웃음이 너무도 반갑다.
어린시절 이웃에서 늘 마주하던 순박한 모습들을 여기서 다시 보는 듯 했다.
소수민족들은 아직도 그 순수성이 남다르다.
부끄러움과 쾌활성을 동시에 지녔다.
부귀의 상징인 백옥
즉석에서 그려내는 산수화
이것이 자사호(紫砂壺)라 하여
중국(中國) 강소성(江蘇省) 의흥시(宜興市) 황룡산(黃龍山) 일대에서만 나는
자사(紫砂)란 돌흙으로 구어 만든 다기(茶器)로 다관(茶館)과 찻잔들이다.
예술성 높은 작품들과 이름 난 작가들의 작품은 요 작은 것 하나가 우리돈으로 몇 백만 원을 호가한다.
도원경(桃源境) 일대와 민속상가(民俗商街)를 돌아보며 양삭(阳朔)에서 세외도원(世外桃源)의 구경을 마무리 했다.
이토록 아름다운 산수경치(山水景致)와 도원경(桃源境)에 사는 순수하고 아름다운 사람들...
내가 웃으며 마음을 열고 다가가면...
그들도 한결같이 환하게 웃으며 내게로 거리낌없이 다가왔었다.
왠지 낯설잖은 순수한 저들의 모습에서 문득 우리의 지난 세월을 떠올린 건 아마도 그들의 모습이
지난날 우리 이웃의 얼굴들과 오누이를 닮은 정겨운 모습 때문은 아니었을까~?
나를 태운 차가 세외도원(世外桃源)을 나와 멀어질 때까지...
웃으며 손을 흔들어주는 저들과 이 아름다운 풍경을 조금이라도 더 보려고,
찻창을 끝까지 열어젯끼고 목이 빠지도록 뒤를 돌아다보며 아쉬워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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