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경... 세외도원(世外桃源)
"도연명(陶淵明)이 꿈꿨던 세상(世上)"
도연명(陶淵明)은...
동진(東晉) 말기에 태어나 남조(南朝)의 송(宋)나라 초기에 살았던 시인(詩人)으로,
그의 사상적(思想的) 고향 "세외도원(世外桃源)"은
후대(後代) 문인(文人)들에게 수많은 영감(靈感)을 불러일으키게 했다.
또한 그는 전원시(田園詩)의 초석(礎石)을 놓은 위대한 시인(詩人)으로 불리며
오늘날까지도 존경을 받는 인물이다.
노자(老子)와 장자(莊子)의 도가사상(道家思想)인
무위자연(無爲自然)에 뿌리를 둔 그의 철학(哲學)과 문학(文學)은
당대(唐代))로 내려오며 시선(詩仙)으로까지 칭송받는
이백(李白)에게서 그 절정을 이룬다.
지금도 그의 대표작이라고 할 귀거래사(歸去來辭)와 도화원기(桃花源記)는
수많은 사람들이 애송하고 음미하는
명작(名作) 중의 명작(名作)으로
시문학(詩文學)과 그림(畵) 그리고 서예(書藝) 등 다방면에 방대한 영향을 끼쳤다.
도연명(陶淵明)의 삶과 시(詩)에 대해서는
본 블로그 귀거래사(歸去來辭)와 도화원기(桃花源記)를 소개하면서
대충 들여다본 관계로 여기서는 생략한다.
그의 사상(思想)과 이상(理想)이 짙게 밴 도화원기(桃花源記)의 내용을 본 떠서
소수민족(少數民族)들이 모여 사는
양삭(阳朔)의 산수경치(山水景致)가 수려(秀麗)한 이곳에,
타이완(臺灣)의 한 사업가(事業家)가
많은 자금(資金)을 투자하여 테마파크(Thema park)로 만들어 놓았다.
원작(原作)과 내용이 같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충실하게 만들려고 애를 쓴 모습들이 느껴진다.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로 변한 게 없었다.
작은 배를 타고 도화원(桃花園)을 돌아보는 코스와 소수민족들의 삶을 엿보는 생활모습과
수공예 민속품을 만들고 판매하는 매점으로 이루어져 있다.
아무래도 도화원기(桃花源記)의 내용을 알아야
세외도원(世外桃源)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입구에도 크게 써 있는 도화원기(桃花源記)의 내용을
배를 타고 도화원(桃花園)을 돌아보면서 다시한번 소개하는 바이니...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도연명(陶淵明)의 작품 "도화원기( 桃花源記)가
세외도원(世外桃源) 정문을 들어서자 마자 정면에 큼지막하게 걸려 있다.
이 내용을 토대로 하여 테마파크로 만든 곳이 바로 이곳 세외도원(世外桃源)이다.
나룻터엔 관광객들로 붐빈다. 특히 대만사람들...
약 1시간의 뱃놀이 여정은 필수코스,
티켓을 구입하고 승선 순서를 기다리는 관광객들.
배 1척 당 보통 20여 명이 정원으로
모두들 여기서 배를 타고 도원경(桃源景)으로 향한다.
잔잔하게 펼쳐진 그림 같은 호수... 그 옆으로 그림 같은 집이 있다.
지나는 뱃길에는 소수민족들이 나와 노래와 춤으로 흥을 돋우고...
배를 타고 돌아보는 내내 조금도 지루할 틈을 주지 않았다.
지금부터...
도연명(陶淵明)의 "도화원기(桃花源記)"를 따라
세외도원(世外桃源)으로 여행을 떠나고자 한다.
晉太元中 武陵人捕魚爲業 緣溪行 忘路之遠近 忽達桃花林.
(진태원중 무릉인포어위업 연계행 망로지원근 홀달도화림).
진(晉)나라 태원년간에 무릉 사람으로 고기잡이를 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이 있었다.
하루는 물길을 따라 갔다가 얼마나 멀리 왔는지도 모를 무렵 홀연히 복숭아꽃 숲이 눈 앞에 나타났다.
來岸數百步 中無雜樹 芳草鮮美 落英缤紛.
(내안수백보 중무잡수 방초선미 낙영빈분).
양쪽 강을 끼고 수백 보의 거리에 온통 복숭아나무뿐이며
다른 잡목은 하나도 없었다.
또한 향기로운 풀들이 싱싱하고 아름답게 자랐고
복숭아 꽃잎이 펄펄 바람에 날려 떨어지고 있었다.
漁人甚異之 復前行 欲窮其林. 林盡水源便得一山. 山有小口 彷佛若有光. 便舍船從口入.
(어인심이지 부전행 욕궁기림. 임진수원편득일산. 산유소구 방불약유광. 편사선종구입).
어부는 이상하게 여기고 계속 앞으로 나가
복숭아 숲 끝에 무엇이 있는지 알고자 했다.
숲은 강 상류에서 끝났고 그곳에 산이 있었으며,
산에는 작은 동굴이 있고 그 속으로 희미하게 빛이 보였다.
어부는 즉시 배에서 내려 동굴 속으로 따라 들어갔다.
初極狹 才通人 復行數十步 豁然開良.
(초극협 재통인 부행수십보 활연개량).
동굴은 처음에는 몹시 좁아 간신히 사람이 통과할 수 있었으나 수십 보를 더 나가자
갑자기 탁 트이고 넓어졌다.
土地平曠 屋舍儼然 有良田美池桑竹之屬. 阡陌交通 鷄犬相聞.
(토지평광 옥사엄연 유량전미지상죽지속. 천맥교통 계견상문).
토지가 평평하니 넓었고 집들이 정연하게 섰으며
기름진 논밭과 아름다운 연못, 뽕나무와 대나무 숲이 우거져 있었다.
사방으로 길이 트였고 닭 울고 개 짖는 소리도 들려왔다.
其中往來種作男女衣著 悉如外人 黃髮垂髫 竝怡然自樂.
(기중왕래종작남여의저 실여외인 황발수초 병이연자락).
이 마을에서 왔다갔다하며 농사를 짓는 남녀의 옷차림은 다른 고장 사람들과 꼭 같았으며,
노인이나 어린아이나 다들 즐거운 듯 안락하게 보였다.
見漁人 乃大驚 問所從來 具答之 便要還家 設酒殺鷄作食.
(견어인 내대경 문소종래 구답지 편요환가 설주살계작식).
사람들은 어부를 보자 크게 놀라며 어디서 왔느냐고 물었다.
어부가 자세히 대답하자 그들은 어부를 집으로 데리고 가서 술을 내고 닭을 잡아 대접을 했다.
다른 마을 사람들도 어부가 왔다는 말을 듣고 와서 저마다 물었다.
自云: 先世避秦大亂 率妻子邑人來此絶境不復出焉 遂與外人間隔.
(자운: 선세피진대란 솔처자읍인래차절경불부출언 수여외인간격).
집 주인이 이르길,
"우리 선조가 진(秦)나라 때 난을 피해 처자와 마을 사람들을 이끌고
이 절경(絶境)으로 와 다시 나가지 않았으므로
바깥 세상 사람들과 단절됐습니다."라고 말했다.
問今世何世乃不知有漢 無論魏晉. 此人一爲具言 所聞皆歎惋.
(문금세하세내부지유한 무론위진. 차인일위구언 소문개탄완).
그리고 지금이 어느 때냐고 묻는 것을 보니,
그는 한(漢)나라가 있었다는 것은 물론이고
그 뒤로 위(魏)나라와 진(晉)나라가 있었다는 사실도 모른다고 하였다.
어부가 지난 역사를 하나하나 자세히 이야기해 주자 모두들 놀라며 감탄했다.
餘人各復延至其家 皆出酒食. 停數日 辭去. 此中人語云: 不足爲外人道也.
(여인각부연지기가 개출주식. 정수일 사거. 차중인어운: 부족위외인도야).
다른 사람들도 저마다 어부를 자기 집으로 초대해서 술과 밥을 대접했다.
어부는 며칠을 묵은 후 작별하고 떠났다.
마을 사람들이 "바깥 세상 사람들에게 말하지 마십시오" 라고 했다.
旣出 得其船 便扶向路 處處誌之. 及郡下 詣太守 說如此.
(기출 득기선 편부향로 처처지지. 급군하 예태수 설여차).
어부는 마을을 벗어나와 배를 얻어타고 돌아오는 길에 여러 군데 표식을 했고,
읍에 이르자 태수를 찾아가 그대로 고하고 말았다.
太守卽遣人隨其往 尋向所誌 遂迷不復得路.
(태수즉견인수기왕 심향소지 수미불부득로).
태수는 즉시 사람을 보내 어부가 표식한 곳을 찾아가게 했으나 결국 길을 잃고
도화원으로 통하는 길을 끝내 찾아내지 못했다.
- 끝 -
세외도원(世外桃源)의 여행을 끝내고 배에서 내려 소수민속촌으로 들어섰다.
여긴 또 다른 세상이다.
옛날 한 어부가 얼떨결에 도화원으로 들어섰더니 그 평화로운 정겨움에 반하고 말았다는...
바로 그 풍경...
나도 느끼고 싶어 누각으로 올라서니 아주머니 세분이 어찌나 반갑게 맞아주시던지...
꾸밈없이 활짝 웃어 반기는 모습들이 너무도 정겨웠다.
포즈를 청하자 흔쾌히 응해준다.
그리고...
내게 어디서 왔냐고 묻기에 한국에서 왔다고 했더니...
서툰 우리말로 아리랑~?. 아리랑~?. 한다.
고개를 끄덕이며 웃으니...
금새 아리랑을 합창하며 박자를 맞추는 게 아닌가~!.
세상에... !. 순간 나도 모르게
이들과 한바탕 어울려 목청을 있는데로 돋우고
아리랑을 함께 열창하며 흥에 겨워 덩실덩실 춤을 추었다.
이국에서 이방인들과 어울려 우리 민요를 함께 부르는 이 순간...
그들과 나는 잠시나마 하나가 되는 순간이며
알 수 없는 묘한 교감이 흘렀다.
흥겨운 노래와 춤이 끝나자
우린 서로 마주보면 손을 맞잡고
한바탕 큰 소리로 웃고 좋아라 떠들다 보니,
주변에는 어느새 많은 관광객들이 모여들었고 한국 관광객들은 박수를 치며
앵콜을 외치느라 한바탕 소란이 일었다.
이 순수한 분들과 나는 일일이 악수와 포응을 나누곤 아쉬움을 간직한체 누각을 내려왔다.
그런 것이다.
낯선 곳에서 이방인이 우리만이 간직한 감성(感性)를 자극하며
반갑게 다가올 때
그땐 이미 너와 내가 아닌
우리가 되어 격의 없는 친구가 돼버리는 것이었다.
소수민족들은 그들의 단결을 위해 춤과 노래를 생활화하며 살았다.
그러다 보니 남녀노소 모두가 가무(歌舞)에 뛰어나다.
지금부턴 세외도원(世外桃源)의 그림 같은 풍경사진들을 모았다.
그 옛날 어느 어부가 그랬던 것처럼...
나도 이곳에서 단 몇일 만이라도 생각없이 쉬다 가고 픈,
그런 평화로운 정경들이 너무도 좋다.
오랜 옛날 도연명(陶淵明)이 그렸던 이상향(理想鄕)...
우리는 그곳을 "무릉도원(武陵桃源)"이라고 부르지만,
중국 사람들은 "세외도원(世外桃源)"이라고 말한다.
아무려면 어떠랴...
숨막히게 돌아가는 세상사(世上事)를 잠시 잊어버리고
마음 속에 꿈꿔봤던 이상세계(理想世界)를 조금이나마 생각해보는 시간이었다.
천오백년 전 한 위대한 시인(詩人)이 머릿 속에서 그렸던 이상적(理想的)인 세계(世界)나...
지금 내가 그려보는 꿈 같은 세상(世上)이나...
크게 보면 모두가 대동소이(大同小異)한 것은...
그 때나 지금이나 팍팍하게 돌아가는 세상살이가 결코 만만치 않은 까닭일 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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