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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그리고 이야기

꽃잔디... 아주 작은 풀꽃

그대, "꽃잔디"를 아시나요~ ?.

 

4월부터 한여름 9월까지 꽃이 핀다.
물빠짐이 좋은 비탈 양지쪽에 주로 자라는데
기껏 커봐야 10cm 남짓하며 여러해 동안 피고지는 다년생 풀꽃이다.
꽃잎은 마치 패랭이꽃을 빼다 박았기에
"지면패랭이꽃"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습성이 줄기와 가지를 옆으로 뻗으며 잔디처럼 오밀조밀 자라
"꽃잔디"란 이름이 붙은 듯 하다.


이른 아침 풀밭에서 발에 밟힐 듯 피어있는 아주 작은 분홍꽃잎을 보았다.
밤새 맺힌 이슬방울이 힘겨워 고개를 떨구고 핀 모습이
이쁘기도 하고... 안스럽기도 하고...

하여튼 그랬다.
자세히 보니 깔끔하고 선명한 분홍꽃이 앙증맞아 쪼그리고 앉아 한참을 있었다.


너무나 작은 꽃이기에 유심히 살펴봐야 생김새를 알 수 있어
무심코 지나치면 사실 꽃이 핀 줄도 모르는 그런 꽃이다.

 

하지만 이 녀석은

머나먼 북아메리카(North America)가 고향으로
한국으로 이민을 와

물 설고 낯 설은 타국에서 그리움을 안고 살아가는 애틋한 녀석이다.


지구 반대편인 먼 나라에서 어떤 사연을 안고 이곳까지 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외진 풀밭에 자릴 잡고
해마다 이맘때면 어김없이 예쁜 꽃을 피우며
주어진 환경에 적응해 살아가는 강인한 녀석이 됐다.


어느 해부터인가...
비탈진 양지쪽에 마치 붉은 양탄자를 깔아놓은 것처럼
강렬한 꽃밭 풍경을 간혹 목격하는데...
그 주인공이 바로 꽃잔디로 너무도 강렬하여 눈이 부실 지경이다.


아마 이맘때 쯤 일본 홋카이도(北海道) 후라노(富良野) 평원에는
청명한 하늘 아래
보라색 라벤더(lavender)와

형형색색의 수선화(Narcissus), 튜립(Tulip) 꽃밭이 끝없이 펼쳐지고
양지바른 비탈 공원에는

강렬한 꽃잔디가 어우러져 한창 구경꾼들을 유혹하리라...


무심히 지나가는 그대 발걸음 앞에 뾰족히 움트는 새싹 옆으로
아주 작은 풀꽃이 피어있을지도 모른다.


그야말로 조심 조심 걸음을 옮겨야 할 때가...
생명이 움트고 꽃을 피우는 역동의 봄,
바로 지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