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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그리고 이야기

나도풍란... 나도 당당한 풍란(風蘭)이다~!.

 

풍란(風蘭)은...
우리나라 남부 지방의 상록수 줄기나 바닷가

바위틈에 붙어서 주로 자생한다.
뿌리가 굵고 긴 수염뿌리인데 땅 속을 파고들질 않고

공기 중에 나와 있는 기근(氣根)이 특징이다.


줄기는 짧고 마디 사이가 오밀조밀하고 잎은 두텁고 뾰족하며 밑으로 약간 처진다.
그리고 잎은 3∼5개가 마주보며 엇갈리게 나고

길이가 보통 5∼8cm 정도의 늘 푸른 상록잎으로
애란인(愛蘭人)들 사이에서는 오래전부터

"부귀란(富貴蘭)"이라 불리며 목부작이나 석부작으로 기르며 가까이 했다.


특히 우리나라보다 백 년이나 애란(愛蘭) 역사가 깊은,

일본의 애란인(愛蘭人)들 사이에서 풍란(風蘭)은 인기가 매우 높다.
잎과 뿌리에 멋진 변이(變異)가 들어간
최상의 엽예품(葉藝品)은 상상을 초월하는 가격으로 거래가 되며

재산 목록에 당당하게 등재 된다.
따라서 부귀(富貴)와 명예(名譽)을 상징하는 난(蘭)으로

귀하게 대접을 받는 난초(蘭草)가 풍란(風蘭)이다.

 

 풍란(風蘭)

 

내가 취미로 키우는 풍란(風蘭)은 일반 풍난 4포기와

나도풍란 4포기로
귀하게 대접받는 희귀난은 아니고

조직배양을 해 대량으로 번식 판매하는 일반적으로 흔한 풍란들이다.
수태로 싸서 구멍이 숭숭 뚤린 현무암을 파낸 돌틈에 붙여 키우고 있다.
나도풍난 4분 중에 2분이 단옆 변이종인 "명환(明丸)"이란 이름이 붙은 품종인데,
일반 풍란에 비해서 잎이 동그랗고 두터우며 작다.


앙증맞은 생김새도 이쁘거니와 잎새 틈에서 맑은

연녹색의 두터운 뿌리가 자라는 모습이
귀여운지라 아침 저녁으로 물을 주며 보살피니,
그 중 한 녀석이 오월 중순 경 잎새 틈에서 꽃대가 뻗어나오더니
요즘 이렇게 앙증맞고 이쁜꽃을 피워냈다.
향기도 일반 난처럼 은은하고 색상도 맑고 깨끗한 것이 어쩜 이리도 이쁜지...

 

 나도풍란 "명환(明丸)"

 

그런데 왜 하필이면 이름이 "나도풍란"일까~?.
풍란(風蘭)측에 당당히 끼고 싶지만

잎이 넓다하여 끼워주질 않자,
스스로 소리치며 "나도 풍란이다~!!."하고

외치는 건 아닌지~.

 

여러 식물들 이름을 살펴보면

주류(主流)측에 당당하게 끼질 못하고
아웃사이더(outsider)로 서러운 이름을 달고 살아가는 식물들이 꾀나 있는데,
보통은 이름 앞에 "개"자를 붙이고 있는 경우가 많다.
개살구... 개복숭아... 개나리...

개옷나무... 개망초... 등등...

 

(나도풍란 "명환(明丸)"

 

그리고
이들보다는 좀더 적극적인 이름이지만

비주류측(非主流側)에서 주류측(主流側)에 들고자 애쓰는
나도풍란, 나도개감채, 너도밤나무 등...

애써 주류(主流)임을 주장하는 이름들도 있다.

 

 (나도풍란)

 

누가 언제 이런 이름들을 지어 붙여

주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해당 식물들에겐 왠지 조금은 섭섭한 이름들은 아닐까~?.
요즘 우리집에서 당당하게 홀로 꽃을 피우는 나도풍란이
비주류(非主流)가 아닌 관심과 애정을 듬뿍 받는 독보적인 "제왕의 꽃"으로

한창 멋과 향을 뽑내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