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상산(赤裳山)
높이는 1,038m로 가을철 단풍이 들면 마치 "붉은치마를 입은 듯 하다" 하여
적상산(赤裳山)이란 이름이 붙었다.
산을 오르면서 느끼지만 등산길이 넓직하니 잘 정비 돼 있으며,
길다랗게 지그재그로 오르는 산길은 경사도가 완만하다.
산 밑에서 올려다 보면 병풍같은 절벽이 띠를 두르고 있어 아주 가파르고 위험스럽게 보이나 막상 산에 오르니,
길도 완만하고 커다란 고목들이 하늘을 가려 시원하고 상쾌한 느낌이 들었다.
아마도 그 옛날
산성(山城)을 쌓을 무렵 지게을 지고 돌을 날랐을 촌부들이 오르내리던 산길이
지금까지 이용 된 듯 하다.
또한 국립공원 덕유산에 속한 부속산이다보니 관리가 비교적 잘 돼 일반인들도
2시간 30분이면 주봉인 향로봉과 안국사까지 오를 수 있다.
또한 무주호쪽에서는 차로 정상까지 올라 갈 수도 있다.
산 정상 호수변에는 넓은 주차장이 마련 돼 있어 가을이면 수 십대의 관광버스와 승용차들로 장사진을 이룬다.
아마도 자동차로 1천 미터가 넘는 산까지 올라 갈 수 있는 산은
전국에서 적상산이 유일하지 않을까 싶다.
본 블로그를 통해 적상산을 몇 번 소개 했지만,
산 정상에는 깊고 넓은 호수를 만들어 산 밑의 무주호와 직각에 가까운 터널로 연결하여 물을 흘려보내
그 낙차를 이용하여 터빈을 돌려 발전을 하는 발전소가 설치 돼 지금도 발전을 하고 있다.
발전소 지붕을 전망대로 이용하며,
나선형의 계단을 타고 꼭대기에 올라서면 조망이 뛰어나다.
낮에는 물을 무주호로 흘려보내 발전을 하고, 전기가 남아도는 밤에는 다시 무주호 물을 적상호로 퍼올리는 일을 반복하면서
발전을 하는 "양수발전소"이다.
그리고 적상산에는 조선왕조실록(朝鮮王朝實錄)을 보관했던 사고(史庫)가 있었다.
그 사고를 관리코자
안국사(安國寺)와 호국사(護國寺)가 있었는데 호국사는 사라지고 현재는 안국사(安國寺)만 남았다.
등산로는 "서창 매표소"에서 올라가는 등산로가 현재는 유일한 듯 하다.
무주 IC를 나와 덕유산 리조트 가는 길로 약 500m 정도 가면 우측에 적상산으로 빠지는 안내판이 나오며
거기서 조금 더 구길로 가면 서창 매표소로 올라가는 안내판이 나오고,
2~3백 미터를 더 올라가면 커다란 느티나무 군락 밑에 주차장이 나타난다.
참고로 입장료는 가을철에만 2,000원씩 받고 지금은 받지 않는다.
매표소 주변에는 넓은 주차장과 편의시설이 갖추어져 있다.
그 외에도 과거 무주 IC부근에 다른 등산로가 2군대 있었는데 지금은 폐쇠 된 듯 하다.
금슬 좋은 촌닭 부부
잘 정비 된 등산로 약 1km 정도는 이런 돌계단을 깔았다.
큰갓버섯... 크기가 대접 뚜꼉 만큼 큰 식용버섯이다.
제주도 말목장 주변에서 지금 쯤 흔하게 돋아나는 버섯으로
어린 호박잎에 왕소금을 넣고 싸서 구어 먹으면 그 맛이 일품이다.
태풍 뒤끝이라 시원하게 내리쏟는 계곡물
적상산 중간 쯤 올라서 만난 계곡수
물소리가 마치 큰 폭포수처럼 웅장하게 들려 땀으로 범벅이 된 더위를 한방에 날린다.
엇 그제 태풍으로 늙은 갈참나무가 부러져 나갔다.
장도바위
고려 말 최영 장군이 민란을 평정하고 개선하던중 이곳에 들러
산 전체의 붉은 단풍과 깎아 세운 암벽에 띠를 두른 듯한 아름다움에 이끌려 산을 오르게 되었다.
정상이 얼마 남지 않은 곳에 절벽같은 커다란 바위가 길을 막고 버티고 있어서 더이상 산을 오르지 못하게 되자.
정상을 앞에 두고 발길을 돌릴 수 없었던 최영 장군은
허리에 차고 있던 장도(長刀)를 뽑아 바위를 힘껏 내리쳤다.
그 순간 바위가 양쪽으로 쪼개지면서 길이 열렸다 하여,
"장도바위"라 불리게 되었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적상산성 서문지(西門址)
서문은 일명 용담문이라고도 불렸다.
규장각에 소장 된 "적산산성조진성책(赤裳山城條陳成冊)"의 기록에 의하면
2층 3칸의 문루가 있었다고 전한다.
성문 밖에 서창(西倉)과 고경사(高境寺)가 있었다는 기록이 있으며,
서창에는 곡식창고와 무기창고가 있었다고 하나 지형이 험악하여 성내까지 운반이 어려워지자.
조정에 상소하여 창고를 성내 사고(史庫) 옆으로 옴겼다고 전한다.
지금도 산아래 마을 이름이 서창(西倉)이다.
정상부 근처에서 처음 만나는 사다리
여기가 적산산 주봉(主峰)인 향로봉 정상.
여기서 옆으로 약1.8km 정도 능선을 타고 가면 호국사찰 안국사(安國寺)와 안렴대(按廉臺)가 나온다.
향로봉에서 보는 풍경
목장 울타리같은 산 정상의 등산길
안국사와 안렴대까지 능선을 타고 쭉~ 이어진다.
태풍의 위력
마치 잎새를 깔아 놓은 듯 잎새와 잔가지가 온 산을 뒤덮었다.
내가 지나온 향로봉
중앙 뒷편 가장 멀리 높은 산이 덕유산 향적봉
줌으로 당겨 보니 덕유산 향적봉이 지척으로 보인다.
덕유산리조트 스키 활강코스가 마치 머리를 깎다 만 모습처럼 보이기도 하고.
안렴대(按廉臺)
적상산 남쪽 충암절벽 위에 있는 안렴대는 사방이 낭떨어지기로
이곳을 오르는 사람들의 마음을 아슬아슬 하게 한다.
고려시대 거란이 침입했을 때 삼도(三度) 안렴사(按廉使)가 군사들을 이끌고 이곳으로 들어와
진을 치고 난을 피한 곳이라 하여 안렴대(按廉臺)라 불려지고 있다.
또한 병자호란 때는 적상산 사고실록을 안렴대 바위 밑에 있는 석실(石室)로 옴겨 난을 피했다고도 한다.
좌측으로 이어진 굽은 길이 "덕유산리조트"로 이어진 길
모처럼 시계가 아주 좋다.
이젠 산을 올라와도 이런 선명하고 시원스런 풍경을 만나는 게 점점 어렵게 됐다.
그 만큼 산업이 빠르게 발달했다는 이야기고
그 부산물인 스모그가 지구를 두텁게 덮어 가고 있다.
단 하루면 중국 공장의 매연이 편서풍(偏西風)을 타고 우리나라까지 날아온다.
이거 참 갈 수록 답답해지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여행 & 등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명산(道明山)... 충북 괴산군 (0) | 2012.09.10 |
---|---|
화양동 계곡 (華陽洞 溪谷)... 충북 괴산군 청천면 (0) | 2012.09.08 |
통영 미륵산(彌勒山) (0) | 2012.08.30 |
미타사(彌陀寺) 가는 길... 속리산 (0) | 2012.08.18 |
대야산(大耶山)과 용추계곡(龍湫溪谷)... 경북 문경시 가은읍 (0) | 2012.08.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