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下獨酌(월하독작) 四首(4수):
달빛 아래서 홀로 술(酒)을 마시다.
窮愁千萬端(궁수천만단): 근심(謹審) 걱정은 천 갈래 만 갈래
美酒三百杯(미주삼백배): 빛 고운 술은 삼백 잔 뿐이로다.
愁多酒雖少(수다주수소): 근심은 많고 술은 비록 적지만
酒傾愁不來(주경수불래): 술잔 기울이면 근심 오지 않으니
所以知酒聖(소이지주성): 술을 성인(聖人)에 비유함을 알겠도다.
酒堪心自開(주감심자개): 술에 취하면 마음 절로 열릴진대,
辭粟臥首陽(사속와수양): 녹봉(祿俸)도 마다하고 수양산(首陽山)에 은거했고,
屢空飢顔回(누공기안회): 처지 곤궁(困窮)해 굶주린 안회(顔回)여,
當代不樂飮(당대불락음): 살아생전 술 마시기 좋아하지 않고
虛名安用哉(허명안용재): 헛된 이름 남긴들 무슨 소용 있겠나~.
蟹敖卽金液(해오즉금액): 게는 집게발이 바로 귀한 것이요.
糟丘是蓬萊(조구시봉래): 술지게미더미가 곧 봉래산(蓬萊山)이로고.
且須飮美酒(저수음미주): 모름지기 빛 고운 술까지 마셨거늘
乘月醉高臺(승월취고대): 높은 대(臺)에 올라 달을 보며 취해 보리라.
근심(謹審) 걱정은 천 갈래 만 갈래인데,
아름다운 술은 겨우 3백 잔 뿐이로구나.
그대의 근심은 많고 술은 적지만
술을 마시면 근심은 다가오지 못한다.
따라서 술을 성인(聖人)이라 하는 까닭을 알겠고,
술에 취하면 마음이 스스로 한가해진다.
그 옛날 백이(伯夷), 숙제(叔齊)가
주(周)나라 곡식을 안 먹겠다고
수양산(首陽山)에 들어가 고사리나 뜯어 먹다가 죽었고,
공자(孔子)의 수제자(首弟子)인 안회(顔回)는
가난하여 자주 굶었으나
의인(義人)이란 명예(名譽)를 남겼다.
하지만 명예(名譽)를 이루고도 그들은 즐겨 술을 마시지도 못했으니...
남긴 허무한 이름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게살 같은 좋은 안주(按酒)가
곧 귀한 것이며,
술찌게미를 쌓아놓은 언덕이 바로 봉래산(蓬萊山)이며
선악(仙藥)과 봉래산(蓬萊山)이 어디 따로 있겠는가~!.
맛 좋은 술과 훌륭한 안주가 바로 그것이지...
그러니 맛난 술을 마시고 높은 누대(樓臺)에 올라
달빛 아래 취함이 천하제일(天下第一)의 즐거움 아니겠는가~!.
본 시(詩)에서 "궁수(窮愁)"란
궁(窮)한 근심(謹審)이란 말인데,
가난하여 궁핍(窮乏)한 생활 때문에 생기는 근심(謹審)을 말한다.
일곱째 구(句)에서 사수와수양(辭粟臥首陽)은,
"은(殷)나라 말기(末期) 충신(忠臣)이었던
백이(伯夷), 숙제(叔齊)가
자신들의 조국(祖國) 은(殷)나라을 멸망시킨
주(周)나라를 증오(憎惡)하며,
주(周)나라 땅에서 나는 곡식(穀食)은
절대로 먹지 않겠다면서 수양산(首陽山)에 들어가
고사리를 뜯어 먹고 살다가 굶어 죽었다"는 고사(故事)에서
인용(引用)한 표현이다.
그 후로 두 사람은 의인(義人)의 표상으로 불리는 인물이 되었다.
강태공(姜太公) 강상(姜尙).
참고로...
은(殷)나라는 역사적(歷史的)으로
실증(實證)된 중국(中國) 역사상 최초로 국가의 틀을 갖춘 나라였다.
왕도정치(王道政治)를 처음 펼쳤고 한문(漢文)의 원류(源流)인
갑골문자(甲骨文字)를 만들어 사용했으며
다른 이름으로는 상(商)나라 라고 불리기도 했었다.
BC 17~18세기 무렵부터 BC 11세기까지 존재했던 나라인데,
훗날 주(周)나라는
무왕(武王) 때 은(殷)나라를 침공하여 멸망시켰다.
이때부터 주(周)나라에서 처음으로
봉건제도(封建制度)를 시행했다.
은(殷)나라를 멸망시키는데 주도적인 역활을 했던 인물이 바로,
우리가 "강태공(姜太公) 혹은 여상(呂尙)"이라고 부르는
"강상(姜尙)"이란 사람이다.
공자(孔子)
여덜뻔째 구(句) 누공기안회(屢空飢顔回)에 나오는 인물
안회(顔回)는 아주 똑똑하고 인성(人性)이 깊어
공자(孔子)의 많은 제자(弟子) 중에
수제자(首弟子)로 널리 알려진 사람이다.
그런데 그는 아주 가난하여 평생동안 굶기를 밥 먹듯이 한 가난뱅이였었다.
하지만 그는 어진사람
즉 현자(賢子)의 대표격(代表格)으로 꼽는 위대한 인물이기도 하다.
논어(論語)에 이르길...
애공(哀公)이 묻다,
"제자(弟子) 가운데 누가 학문(學文)을 가장 좋아합니까?",
공자(孔子) 왈(曰),"안회(顔回)가 학문(學文)을 좋아하여
노여움을 다른 사람에게 풀지 아니하고,
잘못을 두 번 되풀이 하지 않았는데,
불행히 단명(短命)하여 일찍 죽고 말았다.
그후로는 학문(學文)을 좋아한다는 사람을 아직 들어보지 못하였다"라고 했다.
그 외에도 공자(孔子)는
안회(顔回)를 일러 "의로운 사람(義人)이라고 부를만 하다"고 하였다.
중용(中庸)에서는...
자왈(子曰): 공자(孔子)께서 말씀하시길,
회지위인야(回之爲人也): 안회(顔回)의 사람됨이 참으로 훌륭하다.
택호중용(擇乎中庸): 그는 중용을 실천함에 있어서
득일선(得一善): 한가지 선한 일이라도 발견하면,
즉(則):그것을, 권권복응(拳拳服膺):가슴에 새겨 두었다가,
이불실지의(而弗失之矣): 두고두고 실천 하였다. 라고 했다.
안회(顔回)에 대한 이야기는
논어(論語)를 비롯한 고서(古書)에 많이 전하나 지금은 시(詩)를 이야기하는 중이니,
이 역시 이쯤에서 가름하고자 한다.
봉래산(蓬萊山)은
전에도 두어 번 소개한 적이 있는데, 영주산(瀛州山), 방장산(方丈山)과 함께
중국 전설에 나오는 삼신산(三神山)의 하나로,
이 산에는 신선(神仙)이 살며 불사(不死)의 영약(靈藥)이 있고,
이곳에 사는 짐승은 모두 빛깔이 희며,
금(金)과 은(銀)으로 지은 궁전(宮殿)이 있다고 전해온다.
월하독작(月下獨酌)은
이백(李白)의 음주시(飮酒詩) 중에서 가장 대표작이라 할 수 있다.
음주(飮酒)의 풍류(風流)와 술의 효용(效用)을 잘 표현한 시(詩)로,
자주 회자(膾炙)되는 시(詩)이기도 하다.
그 중에 가장 많이 알려진 시(詩)가
1수(一首)이고, 그 다음이 두번째 2수(二首)이다.
대체로 음주(飮酒)는 모든 근심(謹審)을 잊고 즐거움을 나누고자는 뜻에서 행해진다.
이백(李白)도 현실에서 근심(謹審)을 잊고 즐거움을 찾는 방법으로 술을 많이 마셨다.
비록 신선(神仙)의 세계(世界)에 가서
금단(金丹)을 복용하고 장생불사(長生不死) 하고 픈 이상적(理想的)인 생각을
가지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그것은 실현 불가능한 이상(理想)일 뿐이란 것도 그는 잘 알았다.
따라서 이 세상에 머무는 동안이라도
주중선(酒中仙)이 되고자 노력했던 시인(詩人)이 이백(李白)이다.
이백(李白)은 1천 편이 넘는 시(詩) 중에
술과 달을 소제로 쓴 시(詩)가 넘쳐난다.
본 시(詩)는 그의 음주시(飮酒詩) 중에
대표적(代表的)인 시(詩)라고 할 수 있는 작품(作品)이다.
이상으로 1수(一首)부터 4수(四首)까지,
이백(李白)의 "월하독작(月下獨酌) 전편(全篇)"을 본 블로그에 옴겼는데,
저의 얄팍하고 미천한 지식(知識)과
고전(古典)과 문헌(文獻)을 뒤지고
현실(現實)에 맞게 직역(直譯)을 하여 나름 정성을 들였다.
언제나 그러하듯 올리고 나면 아쉬운점이 늘 남곤 하는데,
그 아쉬움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뒤늦게 생각나는 시(詩)에 관련된 일화(逸話)들과
역사적(歷史的)인 사건(事件)들...
본 시(詩)에서도 지난날과 마찬가지로
시(詩)에 관한 일화(逸話)를 몇가지 빼먹고 지나갔다.
한편으론 그러면서 배우는 것이라고
스스로 위안(慰安)을 삼으면서도 못내 섭섭함은 어찌할 수 없는 일이다.
본 시(詩)처럼 연작(連作)으로 된 시(詩) 중에
두보(杜甫)의 명작(名作) "추흥(秋興)"이 있다.
지난날 본 블로그에 1수(一首)만 올리면서
두보(杜甫)의 일생(一生)을 더듬어 봤었다.
노쇠(老衰)한 몸을 이끌고 장강(長江)을 떠도는
노시인(老詩人)의 고뇌찬 애수(哀愁)를 결코 잊을 수가 없어서,
시간이 허락하는 대로 추흥(秋興)도 1수(一首)에 이어서,
2수(二首)부터 8수(八首)까지 전편(全篇)을 싣고자 한다.
아울러 부족하고 미천한 내용을
1수(一首)부터 4수(四首) 끝까지 보아주심에 다시한번 감사드리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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