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봉아~ 금봉아~~!.
천등산 박달재는...
해발 453m의 천등산 능선을 넘어가는 험준한 고갯길이다.
충주와 제천을 이어주는 이 고개는
1216년 고려의 김취려 장군이
거란의 10만 대군을 물리쳤던 유서 깊은 격전지이기도하다.
고갯마루에는
그를 추모하는 사당과 동상이 세워져 지난날의 애국충정을 기리고 있다.
박달재는...
조선 초에서 중엽까지는
이등령이란 이름으로 불렸던 곳이라고 한다.
그런던 고갯길이 본격적으로 세간에 알려지기 시작한 건
뭐니뭐니해도
반야월 작사 김교성 작곡의
"울고넘는 박달재"란 노래가 유행하고 부터가 아닌가 싶다.
지금은 산 아래로 터널이 반듯하게 뚫려
힘든 고갯길을 넘을 필요없이 막바로
쌩~쌩~지나가면 그만이다.
고갯마루가 궁금했다.
박달재를 오르는 중턱에는
잠시 쉬면서 주변경관을 조망할 수 있는 주차공간이 있어서
건너편의 경치를 시원스레 내려다보고
갈 수도 있게 만들어 놓았다.
정상에 올라서자,
휴게소 겸 공원이 조성되어 있었으며
지금도 일부는 공사중이었다.
박달도령과 금봉낭자의 동상이
그 시절 사랑의 징표처럼 고갯길을 내려다보며 서 있다.
노랫말도 애틋하려니와...
일부로 여기까지 찾아와
옛 추억의 감회에 젖는 여행객들도
간간이 눈에 띈다.
산꼭대기라 바람도 차갑고 잔설이 남아서
한겨울의 차가운 정취가 쓸쓸함을 더 한다.
충주쪽에서 올라오는 길은
송림이 우거진 원시림으로
솔향기 뿜어내는 풍치가 더 멋스럽다.
울고넘는 박달재....
많은 사람들의 가슴속에
아직도 이 노래가 18번 곡으로 남은 사람들이 많다.
그 옛날 주막집 뒷방에선
간드러진 넘어가는 노래와 흥겨운 젖가락 장단에
하룻밤 풋사랑이 짜릿하게 익어 갔을테고...
이거참~!
언제부터인지 알 수 없으나...
엄청나게 큰 남근 조각상이 자리를 잡고서리
여행객을 당황스럽게 만든다.
"허~참~! 고얀놈~!!."
휴게소 뜰에는...
박달도령과 금봉낭자의 로멘스를 조각한
목각 조각상이 여러 개 있어
여기가 그 옛날 사랑의 맹세를 약속하던 애끓는 장소임을
일려주는 듯도 한데...
이런 황당한 조각상이 중요 자리를 차지해버렸다.
"허~~ 이놈 좀 보소 !!."
강쇠놈인지...
마당쇠놈인지~
그도 아니면 껄떡쇠놈인지는 알 수 없으나,
하여튼 거시기한 놈이 버티고 서리...
"내참~! 저 교양머리 없고 버르장머리 없는 놈을 봤나~~!!."
결혼한 어른들은 별 상관은 없겠지만,
혹여나 어린 자녀를 동반하고 여기를 구경할 계획이 있다면
심사숙고하시기 바란다.
사랑하는 사람과 단이서 다정하게 여행을 즐기신다면
위층의 러브텔에서 잠시 쉬어감도~ ^^.
식당안에도...
거시기놈이 천장을 뚫고 올라 갈 기세로 씩씩거리며 버티고 서 있다.
"아니~ 왕년에 저정도 안 되는 놈 어디 있었나~?
안그려~??."
식당 한 켠에 자리잡은 편의점 겸 기념품점.
어디나 그러하듯
통속적인 제품이 대부분이고 물품 가격은
유명 백화점의 명품들 가격을 능가한다.
이 진수성찬 두부찌게가 이곳의 특별식이라나~?.
화학조미료를 잔득 넣은
느끼한 맛과 비싼 가격에 놀라고 감탄하며,
내 평생 두 번 다시는
먹고싶지 않을 천하 별미 중 최고의 별미였다.
이 고갯길을 간혹 지나가면서 꼭 한번은 둘러보고 싶어
올라와 보니...
꿈에 그리던 그 옛날 애닲은 사랑은,
세월속에 시들었는지...
빛바랜 모습들이고...
낯 뜨겁고 정신 사나운 조잡한 목각상들과,
정성 없는 음식맛에 쓴 웃음만 나온다.
허공에다 죽어라고 매들리로 불러대는
흘러간 옛 가수의
구성진 노랫소리만 차디찬 겨울 산마루에 울려 퍼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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