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 중에...
"동박새"란 필명(筆名)을 가진 멋진 동무가 있습니다.
그 친구가 보내온
남녁 섬마을 설경(雪景) 사진(寫眞)입니다.
그는 고즈넉하고 아름다운 바닷가에 살며,
동박새처럼 맑은 눈망울과
금새라도 주루룩 눈물이 흐를 것 같은 촉촉한 눈빛을 가진
멋진 친구랍니다.
그런 순수하고 속내 깊은 동무가
몇년 전 도시 초등학교(初等學校) 교편(敎鞭)을 접고서
자신이 입학하고 졸업한
모교(母校) 초등학교에 새로 둥지를 틀고,
몇 안 되는 손 곱은 고사리들과
얼굴 마주하며
가슴으로 가르치고 자신도 순수하게 배우고 싶다면서
아름다운 귀향(歸鄕)을 했습니다.
가족과 친구들 모두 만류했건만,
끝내 손 흔들며 훌쩍 떠났던 그 동무가...
오늘 이렇게 아름다운 사진을 보내왔지 뭡니까~!.
오늘 난...
해맑은 눈망울을 껌벅이는 반백(半白)의 허름한 내 동무가
무척이나 보고 싶습니다.
시간이 날 때면
낡은 카메라 하나 들고
또 다른 세상(世上)으로 빠져든다는...
적당히 낭만(浪漫)을 아는 멋스러운 나의 친구...
"동백꽃이 만발할 때
텟마루에 펄떡이는 민어회를 준비하고
네놈을 기다리마~!." 하고
짧은 메모도 함께 있었습니다.
창문을 열고
내 동무가 사는 먼 남녁 하늘을 바라봅니다...
한기(寒氣) 가득 차가운 이밤,
드문 별 몇 개만이 반짝이는 하늘 아래서...
내 동무도 나처럼...
내가 사는 이곳 하늘을 보고 있는 건 아닌지...
메마른 내 눈가를 촉촉히 적셔놓은
동박새를 뻬닮은 빛바랜 동무가,
바람 찬 이밤
울컥하니 그리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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