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 만큼 작은 섬
"가우도(駕牛島)"를 아시나요~?.
강진만의 여덜 개 작은 섬들 가운데 유일한 유인도(有人島) 입니다.
강진읍에 솟은 보은산(寶恩山)이
소의 "머리"에 해당되고,
이 섬의 생김새가 소(牛)의 "멍에"에 해당 된다고 하여
옛부터 "소 멍에섬"
즉 "가우도(駕牛島)"라 부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가우도는 사방에서
강진만(康津灣)과 작은 무인도(無人島)들을 조망할 수 있으며
해안 경관도 아름답습니다.
자동차가 다날 수 없는 길다란 현수교(懸垂橋)가
좌우 양쪽에서 육지와 연결됐기에
걸어서 섬에 들어갑니다.
바닷가를 따라 2.5km 가량
섬을 한바퀴 도는 생태 탐방로가 조성되어 있어,
호젓하게 걸으며
주변을 둘러보는 재미가 꽤나 상큼합니다.
탐방로 중간 쯤에
시인(詩人) "김영랑(金永郞)" 선생 동상이
밴치에 앉아 반가운 미소로
섬을 찾는 방문객을 반깁니다.
본명은 김윤식(金允植)이고
영랑(永郞)은 아호(雅號)이며
전라남도 강진 바로 이곳 출신 입니다.
휘문고등학교의 전신인 휘문의숙(徽文義塾) 학생 시절
홍사용(洪思容), 박종화(朴鍾和) 시인(詩人) 등은 선배이며,
향수(鄕愁)의 시인(詩人)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정지용(鄭芝溶)은 후배가 된답니다.
휘문의숙 3학년 때인
1919년 3·1운동이 일어나자,
고향 강진에서 거사하려다 일본경찰에 체포되어
6개월 간 대구형무소에서 옥고를 치르기도 했습니다.
그후 1920년에 일본으로 건너가
명문학교인 아오야마학원(靑山學院) 중학부를 거쳐
같은 대학 영문학과에 진학을 합니다.
3년 후인 1923년 관동대지진(關東大地震)으로
일본열도가 아수라장이 되자
학업을 중단하고 급히 귀국길에 오릅니다.
선생께서는 평소 음악에 조예(造詣)가 깊어
국악과 서양 명곡들을 즐겨 들었으며,
축구, 테니스 등 운동에도 능하여
비교적 여유있는 삶을 이어가셨습니다.
그러던 중 6 25가 터지고,
9 28수복 당시 혼란기에
서울에서 포탄에 맞아 사망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각종 문예지(文藝誌)에 발표한
영랑(永郞)의 시(詩)들만 약 80편 가량이 되는데...
우리에게 알려진 대중적인 시(詩)는 그리 많지 않은 듯 합니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
5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 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내마음고요히 고흔봄길우에
돌담에소색이는 햇발가치
풀아래우슴짓는 샘물가치
내마음고요히 고흔 봄길우에
오날하로 하늘을 우러르고십다.
새악시볼에 떠오는 붓그림가치
詩의가슴을 살프시젓는 물결가치
보드레한 에메랄드 얄게 흐르는
실비단 하날을 바라보고십다.
안개속에 희미한 저 바위산은
천년(千年) 고찰(考察) 대흥사(大興寺)를 품은
"두륜산(頭輪山)"입니다.
지난날 대흥사 일지암(一枝庵)에는
우리나라 차문화(茶文化)를 정립하신
초의선사(草衣禪師)께서 오랜세월 머물던 곳으로도 유명하지요.
낚시공원을 산책로 끝에 만들어 놓아
강태공들에게는 반갑기도 할 겁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섬에 들러 산책로를 걸었습니다.
자그마한 섬 정상에 세워진 청자타워에서는
해상을 가로지르며 하늘을 나는 체험을 할 수 있는
짚트랙(zip trek)이 있어서
짜릿한 스릴도 즐길 수 있는 섬입니다.
역시~!
강진은 청자(靑磁)의 고장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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