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후(西湖)... 중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호수
월(越)나라 미녀(美女)
서시(西施)의 아름다움을 닮은 호수(湖水)
"시후(西湖)"
이 호수(湖水)도 2천 년 전에는
항저우(杭州) 시내를 가로지는 전단강(錢塘江)의 일부였다.
"시후(西湖)" 즉 서호란 이름은
나라가 위태로울 정도로 미색(美色)이 뛰어난
중국 4명의 경국지색(傾國之色) 미녀 중 한 명인
"서시(西施)"의 미모(美貌])에 비견된다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그녀의 이름을 따서 "서자호(西子湖)"라고도 부르며,
중국이 자랑하는 가장 아름다운 호수(湖水) 중 하나이다.
서호(西湖)는 빼어난 경관으로 많은 예술가들에게 영감(靈感)을 주었다.
특히 송대(宋) 대시인(大詩人) "소동파(蘇東坡)"는
항주(杭州) 통판(通判)으로 재직하던 시절
아름다운 서호(西湖)를 소재로 여러 편의 시(詩)를 남겼다.
그 이전 당(唐)나라 때 "백거이(白居易)"도 자사로 근무한 적이 있는데
그가 먼저 서호(西湖)에 제방을 쌓았고
서너 편의 시(詩)를 남겼으며,
육유(陸游), 한세충(韓世忠), 범중엄(范仲淹), 두보(杜甫), 심괄(沈括) 등도
아름다움에 반해 붓을 들지 않을 수 없었다.
항저우(杭州)는 내게 있어서 엄무 상 자주 방문하는 도시로 낯설지 않다.
이번에는 완숙한 가을이라
호수변에 둘러선 메타세콰이어의 푸른 잎이
붉은 갈색으로 물들고 군데 군데 단풍이 들어 운치가 썩 좋았다.
더더욱 고마운 일은 늘 안개로 뿌옇게 덮인 호수만 보다가
탁 트인 맑은 모습을 보니 오히려 신기하기까지 했다.
역사가 오래된 서호(西湖)에 얽힌 명사(名士)들의 일화(逸話)를 일일이 열거하기란
끝이 없는 일이고 하여...
이번에는 서호(西湖)의 아름다움을 10가지로 함축해 표현한
"서호십경(西湖十景)"을
소개하는 것으로 대신하고자 한다.
서호10경(西湖十景)
1), 소제춘효(蘇堤春曉)
서호(西湖)에서 만나는 무릉도원(武陵桃源).
"소제(蘇堤)"는
북송(北宋)의 관리겸 시인 소동파(蘇東坡)가
항저우(杭州)의 지방관(地方官)으로 재직했을 때 만든 제방으로,
백거이(白居易)가 만든 "백제(白堤)"와 더불어
서호의 유명한 2대 제방(堤防)이다.
이 제방을 따라 푸른 수양버들과 복숭아나무를 비롯하여
6개의 다리가 늘어서 있다.
소제춘효(蘇堤春曉)는
봄날의 새벽 풍경이 절경(絶景)이라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안개가 피어난 호수에 수양버들이 운치 있게 늘어지고
복숭아 꽃잎이 호수에 떠 있는 풍경은
마치 무릉도원(武陵桃源)에 있는 듯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2), 화항관어(花港觀魚)
늦봄의 정취를 만끽하는 인공 연못.
화항(花港)은
소제(蘇堤) 남서쪽의 화가산(花家山) 산기슭에
남송대(南宋代)의 관리(官理)였던
윤승(允升)이 조성한 인공 연못이다.
화항관어(花港觀魚)는
그가 이곳에 누각(樓閣)을 짓고
늦봄 목련 꽃잎이 흩날리는 연못에
붉은 잉어들이 한가로이 노니는 풍경을 즐겼다는 것을 의미하는 말이다.
목단원(牧丹園) 정자(亭子)에서
천하명차(天下名茶)로 이름 높은 항주(杭州)의 "용정차(龍井茶)"를 마시며
여유로이 산책을 즐기는 기분은,
가히 선경(仙景)의 운치라고 옛 사람들은 표현했다.
3), 삼담인월(三潭印月)
세 개의 달이 뜨는 호수(湖水)
서호(西湖)의 가장 큰 섬인 소영주(小瀛洲) 남쪽에
다섯 개의 구멍이 뚫린
석등(石燈) 세 개가 호수에 떠있다.
달 밝운 밤 이 석등에 불을 밝히면
등불과 수면에 비친 달빛이 어우러져 마치 3개의 달이 뜨는 것 같은 모습이
절경이라 하여
삼담인월(三潭印月)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호수의 아름다운 경관을 묘사한 말 중에
"호수(湖水) 안에 섬이 있고 섬 안에 호수(湖水)가 있다"는 표현이 있다.
삼담인월(三潭印月)은
서호(西湖) 제일의 명소로, 중국 화폐에도 그려져 있으며
가까이서 보려면 유람선을 타고 가야 한다.
4), 단교잔설(斷橋殘雪)
서호(西湖)에 있는 가장 유명한 다리.
백거이(白居易)가 쌓은 제방인 "백제(白堤)"를
겨울에 멀리서 바라보면...
아치형의 둥근 모양 때문에
가운데 부터 눈이 녹으면서 드러나는 다리가
마치 끊어진 듯 보인다는 착시(錯視)에서
단교잔설(斷橋殘雪)이라고 했다.
아열대 기후인 항저우(杭州)는 겨울에도 눈이 거의 내리지 않으므로,
겨울날 아침에 잠시 펼쳐지는 로맨틱한 단교(斷橋) 위의 잔설(殘雪)을
감상하기는 사실 드믄 일이다.
그 보다는 인간(人間)과 신선(神仙)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를 그린
경극(京劇) "백사전(白蛇傳)"에서,
백사(白蛇)가 인간으로 환생한 "백소정(白素貞)"이라는 처녀와
"허선(許仙)"이란 총각이
만월(滿月)이 뜨는 밤에 만나는 장소로 유명하기에
"연인의 다리"로 더 유명하다.
5), 평호추월(平湖秋月)
가을 달밤의 운치가 아름다운 명소.
가을 밤에 서호의 호수면과 거의 같은 높이에서,
둥근 달이 수면에 비치는 풍경을 볼 수 있다고 하여
"평호추월(平湖秋月)"이라고 한다.
원래 평호추월(平湖秋月)의 장소는 따로 정해져 있지 않았지만,
당(唐)나라 때 문인(文人)들이
이곳에 배를 띄우고 시(詩)를 읊고 절경을 즐기기 시작하면서
현재의 위치로 정해지게 되었다고 한다.
이 정원(庭園)에는 청(淸)나라 "강희제(康熙帝)"가 쓴 비석이 남아 있다.
6), 유랑문앵(柳浪聞鶯)
수양버들과 간드러진 꾀꼬리의 노랫소리,
유랑문앵(柳浪聞鶯)은
봄날 수양버들과 꾀꼬리의 노랫소리가 잘 어우러진다는 뜻이다.
서호(西湖) 남동쪽에 위치한 수변 공원이며,
남송(南宋) 때 황실(皇室) 정원으로 건설되어는데
여러번 변화를 거치며
현재 정원(庭園)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7), 곡원풍하(曲院風荷)
연꽃 향기 퍼지는 정원.
"곡원(曲苑)"은 소제춘효(蘇堤春曉) 북서쪽에 펼쳐진 공원이며,
남송(南宋) 시대에는 궁중(宮中)의 술을 빚던 장소였다.
7~8월 바람 부는 날이면
연꽃 향기와 진한 술 향기가 뒤섞여 정원 가득히 퍼졌다는 것에서
"곡원풍하(曲院風荷)"라는 이름이 유래한다.
곡원(曲院)의 자취가 사라진 현재는
여름날 연꽃이 가득 핀 아름다운 공원으로 바뀌었다.
이곳에서는 매일 밤마다 중국의 유명 영화감독
장이머우(張藝謀)가 서호(西湖)의 전설인 백사전(白蛇傳)을 모티브(motive)로 연출한
"인상서호(印象西湖)"쇼가 수상무대에서 펼쳐지며,
유람선도 쉴새없이 떠다닌다.
8), 쌍봉삽운(雙峰揷雲)
구름 위로 솟은 두 봉우리.
서호(西湖) 서북쪽과 남서쪽에 5km 간격을 두고 늘어선
북고봉(北高峰)과 남고봉(南高峰) 사이에 구름이 가득 차면,
우뚝 솟은 두 봉우리가 마치 구름에 꽂혀있는 듯한
황홀한 비경(秘境)을 연출한다.
봄 가을 운무(雲霧)가 많은 날에 아름다운 정취를 느낄 수 있다.
9), 남병만종(南屛晩鐘)
남병산(南屛山)의 저녁 종소리.
남병산(南屛山)의 정자사(淨慈寺)와 영은사(靈隱寺)에서
울려 퍼지는 저녁 종소리를 "남병만종(南屛晩鐘)"이라 한다.
서호(西湖) 10경 중 가장 오래된 명소인데 해 질 무렵 둘러보면
서호(西湖)의 은은한 노을과 함께 청아한 종소리를 들을 수 있다.
10), 뇌봉석조(雷峰夕照)
석양이 아름다운 작은 언덕.
남병산의 작은 언덕 뇌봉(雷峰)에는 "뇌봉탑(雷峰塔)"이라는
불탑(佛塔)이 높이 세워져 있다.
이 불탑(佛塔)의 전신인 "황비탑(黃妃塔)"은
10세기 경 오월(吳越) 국왕(國王) 전홍숙(錢弘淑)이
왕비(王妃)인 황씨(黃氏)의 아들 출산을 기념하기 위해 세웠다고 전한다.
1924년 노후로 탑이 붕괴되었는데
그 탑의 잔해가 2002년도에 새로 건축한 뇌봉탑(雷峰塔) 안에 잘 보존되어 있다.
탑과 함께 전해지는 백사(白蛇)의 전설은 "백사전(白蛇傳)"의 바탕이 되었다.
뇌봉석조(雷峰夕照)는 호수 맞은편에서
탑을 바라보며 감상하는 풍경으로,
뇌봉탑(雷峰塔)을 배경으로 석양(夕陽)이 곱게 물든 경치를 이르는 말이다.
항저우(杭州)에 와서 서호(西湖)에 들리면 한번쯤 생각해보는 것이
"서호십경(西湖十景)"이다.
옛 사람들이 서호(西湖)를 바라보며 즐겼을 멋과 운치(韻致)가
어떤 것이었는지...
십경(十景) 안에 대부분 들었있다고 해도 과언(過言)은 아니다.
중국인 뿐만아니라 여행객 모두에게 사랑받는 서호(西湖)의
단풍 든 경치(景致)를
배를 타고 돌아보면서 사진으로 담아 보았다.~~^^
"소영주(小瀛洲)"...
서호 인공섬 중에서 가장 큰 섬이다.
"소제(蘇堤)"...
소동파(蘇東坡)가 쌓은 제방
뇌봉탑(雷峰塔)
좌측의 화려한 누각(樓閣)은,
강남(江南) 4대 누각 중 하나인 오산(吳山)의 "성황각(城隍閣)".
인공섬 "완공돈(阮公墩)"
3개의 인공섬 중 한곳인 "호심정(湖心亭)"
"백제(白堤)"...
백거이(白居易)가 항주자사 시절에 쌓은 제방
첨탑처럼 뾰족한 "보숙탑(保俶塔)"
항저우(杭州) 시가지... 인구 900만 명이 사는 대도시
산 위의 화려한 누각... 성황각(城隍閣)
뇌봉탑(雷峰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