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그리고 이야기

변산바람꽃... 수줍음 많은 매혹적인 봄꽃

원회 choi 2017. 3. 5. 21:37

 

변산바람꽃...

심산(深山)에 숨어 피는 매혹적인 봄꽃.

 

바람이 많이 부는 곳에서 잘 자란다고 해서 "바람꽃"이다.
바람꽃은 색깔과 크기도 다양하며 종류도 많다.

주로 여름철인 7~8월에 꽃이 피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변산바람꽃

여느 바람꽃과는 달리 이른 봄에 꽃을 피우는 부지런한 꽃으로,

노오란 꽃을 피우는 "복수초"와 함께

봄을 알리는 전령(傳令)으로도 이름이 높다.

 

"변산바람꽃"이란 이름은...

우리나라 변산반도 야산에서 처음 발견된 바람꽃이라 하여

그리 이름이 붙었다.
2월 말부터 꽃이 피는 여러해살이 풀이며

낙엽 덮인 산속 돌틈이나 바위 밑을 좋아하는 별난 습성이 있다.
키는 5~8cm 가량이고
꽃잎은 3~5cm 정도로 작고 연약하다.

따라서 눈여겨 보지 않으면 밟고 지나치기 십상인 풀꽃이다.

타원형 꽃잎을 겹쳐 벌리고 중앙에 작은 수술을 방사형으로 뽑내며 피어나,
차가운 봄바람에 하늘거리는 모습은...

경탄과 감동을 자아내기에 충분한 아름다움을 지녀

이른 봄에 찾아오는 진객(珍客)으로 불린다.

 

옛 그리이스 신화에...
바람꽃에는 아름답고도 슬픈 전설이 스며 있다.
꽃의 신 플로라 남편인,

바람의 신 제피로스는 아내 플로라의 시녀인 아름다운 아네모네를 사랑했다.


이를 시기한 플로라

아네모네를 멀리 세상 끝으로 내쫓았지만

제피로스 바람을 타고 그녀가 있는 곳으로 달려가 아네모네와 또다시 사랑에 빠진다.
보다못한 플로라는 아네모네를 연약한 꽃으로 만들어버렸다.
슬픔에 젖은 제피로스는 그런 그녀를 잊지 못하고 그녀가 있는 곳으로

해마다 바람을 날려 보냈고,
아네모네는 그 바람을 맞으면서 가녀린 꽃을 피웠다고 한다.
그래서 서양에서는 "바람꽃"

"아네모네(anemone)"라고 부른다.
전설은 어디까지나 전설일 뿐이다.

 

나는 해마다 이맘때면...
카메라 들고 높은 산 외진 골짜기를 뒤지며

매혹적인 바람꽃과 솜털 뽀송한 노루귀꽃을 찾아 헤매곤 한다.
오늘 운 좋게도 덕유산 칠연계곡 7부능선 쯤에서
돌틈에 곱게 피어난 "변산바람꽃" 만났다.
어찌나 반갑던지...!.

탄성이 터지며 가슴이 쿵쾅거려
한동안 정신마저 혼미할 정도로 흥분을 했었다.

 

바람꽃...
잔설 분분한 심산(深山) 양지쪽에 곱게 피어
미풍(微風)에 하늘거리며 수줍게 유혹하는
너의 모습은...

춘몽(春夢)에 서로 쫓는 나비와도 같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