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 등산

2), 구름속을 걷다... 덕유평전(德裕平田)

원회 choi 2014. 8. 9. 21:00

 

10.2km의 바람 찬 구름속을 걸었다.

중봉에 올라서자...
난간에 걸렸던 현수막은 갈기갈기 찢겨 날아가고
천 몇 조각만 세찬 바람에 나부낀다.

구름속에 희미하게 보이는 덕유산 중봉

 

이곳엔 지금 비비추가 만발했다.

 

바람을 피해 바닥에 달라붙어 핀 바위채송화

 

  

남덕유방향으로 내려가는 길

 

앞이 전혀 보이질 않는다.

평소에도 바람이 센곳으로 유명한 곳이기에

이곳에는 나무나 풀이 거의 없다, 바람에 자라지 못하기 때문이다.

 

남덕유로 내려가는 이곳 능선길이 동엽령까지 약 3km가 좀 넘는데,

키 큰 나무가 자리질 못하고 싸리나무나 철쭉같은 관목만 겨우 자랄뿐.

그 틈새를 헤집고 야생화들이 무리지어 살아간다.

 

이렇듯 야생화는 잡초처럼 질긴 생명력을 지녔다.

일년 중 가장 좋은 시기를 택해 수정을 해야 하기에

짧은 시간에 강렬하고 화사한 꽃을 동시에 피워낸다.

 

이들에겐 그 시기가 비바람 몰아치는 여름철 바로 지금이다.

 

연약한듯 보이지만 비바람에 꺾이지 않는 야생화의 강인한 생명력을 본다면,

누군들 생명에 대한 외경(畏敬)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고개를 들기가 어려울정도로 바람이 세차다.

 

사방을 둘러보아도 키 큰 나무가 없다.

 

 

꽃잎에 맺힌 물방울을 떨구며 고개숙인 비비추만이 

바람부는 능선길을 따라가며 곱게 피어났다.

 

 

 

 

 

복실복실 소담스런 비비추

 

 

요즘은 만나기 쉽잖은 곰취꽃이다.

잎이 곰발바닥처럼 생겨서 붙여진 이름으로 큰 잎은 보통 커다란 호박잎 만큼 자란다.

 

 

 

 

원추리를 만났다.

향적봉대피소 부근에는 이미 원추리꽃이 지고 도토리만큼 자란 씨방이 달렸던데

여기는 이제서 피었다.

 

세찬 바람에 흔들리며 피는 꽃이 애처롭기까지 하다.

 

참취꽃

 

 

 

 

 

덕유산 여름산행은 길을 따라가며

끝없이 피고지는 야생화를 만나는 즐거움이 가득하다.

이런 아름다운 낭만을 설레는 마음으로 일년을 기다린다.

 

 

동자꽃

 

혼자 걸어도 좋고...

함께 걷는 이가 있어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걷기에도 참 좋은 길.

 

수즙은듯 하면서도 소담스런 꽃 그대 이름은 비비추...

이름마저도 이쁜꽃.

 

모싯대

 

참취

 

 

긴꼬리풀꽃

 

왜우산나물

 

미역취

 

 

 

바위채송화

 

바위솔

 

 

하늘말나리

 

송이풀

 

모싯대

 

산수국

 

 

 

 

 

 

 

 

 

 

물레나물

 

 

어수리

 

 

 

 

며느리밥풀꽃

 

원추리

 

까치수염

 

며느리밥풀꽃

 

 

등골나물

 

동자꽃

 

막 피어나는 꽃창포

 

 

안성 칠연계곡에서 동엽령까지 올라온 단체 등산객들

 

칠연계곡으로 내려가는 길

 

 

송이풀꽃

 

며느리밥풀꽃

 

비비추꽃이 지고 씨방이 자란 모습

 

수리취꽃

 

꽃잎이 두배나 많이 달린 원추리꽃, 나도 처음보는 소담스런 꽃이다.

 

앙증맞은 꽃이 하도 이뻐서 바람을 잡느라...

 

 

 

 

 

산수국

 

 

 

 

 

 

 


이 꽃들을 끝으로 여름 야생화(野生花)와의 만남은 끝이 아닌가 한다.

해마다 여름 덕유산(德裕山)을 찾는 이유는 바로 이런 아름다운 꽃들을 보고싶었기 때문이었다.

이들은 가장 큰 적(敵)인 사람들을 피해 마지막 정착지(定着地)로 이 험난한 산꼭대기를 택했다.

이곳마저 오염된다면 더 이상 이들은 물러날 곳이 없다.

오로지 멸종(滅種)만 있을 뿐이다.

이들도 우리처럼 이땅에서 대(代)를 이어 행복하게 살아갈 권리(權利)가 있다.

따라서 소유(所有)라는 이기적(利己的) 개념(槪念)을 버리고 같이 어우러져 공생(共生) 협력(協力)하는 삶을 택한다면,

분명 이 연약한 꽃들도 언젠간 우리 인류에게 커다란 기뿜과 혜택(惠澤)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우리 후손들이 사진으로만 이렇게 아름다운 꽃들을 봐야하는 날이 와서야 되갰는가~?

우리가 자연(自然)을 보호하고 아껴야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