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 등산

5), 새천년도로(new millennium road)... 삼척(三陟)

원회 choi 2014. 7. 1. 07:20

 

 5), 삼척(三陟)... 새천년도로(new millennium road)

 

삼척항부터 삼척해수욕장을 연결하는 4.16㎞의 해안 도로를 말한다.
삼척시(三陟市)는 해맞이 관광명소 개발과 원활한 교통소통을 위해

1995년부터 공사를 시작하여 5년여 만인 2000년에 완공 했다.
그래서 이름도 새천년도로라 지었다.


아름다운 지형을 따라가며 만든 도로였기에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도 당당히 올라있기도 하다.
공교롭게도 내가 근무하던 소초(小哨) 앞 절벽을 뚫어서 만든 해안도로였기에

느끼는 감회(感懷)가 남다르다.


이런 절벽을 뚫고 길을 낸다는 것은 당시 그 누군인들 상상이나 했겠는가~.
정말 세월은 강산(江山)을 서너 번 뒤집을만치 흘러갔다.
이곳은 동해안에서도 아름답기로 이름난 절벽지형이다 보니

그 빼어난 경치(景致)가 가히 압권(壓卷)이다.
작은 마을이 있던 자리는 커다란 팔레스호텔(Pales hotel)이 들어서 있고,
지난날 자그마한 포구(浦口) 자리는 숙박 시설과 유흥주점들이 호화롭다.


난 이 도로를 이번까지 3번 째인데,
올 때마다 느끼지만 볼 수록 아름답고 정겹다.
아마도 지난 군 시절의 애환(哀歡)과 추억(追憶)이 녹아 든 곳으로,
수평선(水平線)을 물들이고 떠오르던

영롱한 태양을 3년 동안 보아왔던 감회(感懷)가 깊었기 때문이라 여겨진다.


그시절 초소자리는 여전한데 시설물은 완전히 달라졌다.
 
달포가량 고생하며 바닷가 절벽에 설치한 날카롭던 철조망도 그새 새것으로 바뀌었고,
겨우내 차가운 눈보라와 비바람을 맞으며 밤을 지새던 초소(哨所)도

지붕이 덮인 예쁘장한 방갈로처럼 변했다.

어느날 소초를 방분했던 민간인들이 있었는데

마침 출타 중이던 소초장을 대신해

당시 선임분대장이었던 내가 이런 브리핑(briefing)을 했던 기억이 난다.


"이토록 아름다운 바닷가에 지금 제손으로 치고 있는 이 철조망도

언젠가는 저와 여러분이 반듯이 걷어내야 할 장애물(障碍物)일 뿐입니다.
그날이 빨리 오길 함께 노력합시다"라고 제법 어른스러운 말을 했던 기억이 난다.

 

그로부터 30여 년의 세월이 흘러갔는데도 저 굳건한 철조망은,
오늘도 걷힐 기미는 전혀 보이질 않고 아름다운 해변을 냉정히 가로막고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