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고전 명시 감상

강설(江雪): 강에 내리는 눈... 유종원(柳宗元)

원회 choi 2014. 1. 28. 20:35

유종원(柳宗元) 773~819

 

자를 자후(子厚)라 하며
본적이 장안(長安) 근교인 산서성(山西省) 하동(河東)이기에,
"유하동(柳河東)"이라는 별칭과 함께 
조정(朝廷)에서 밀려난 뒤

유주자사(柳州刺史)로 3년간 있었던 연고로

"유유주(柳柳州)"라고도 불렸었다.


관직(官職)에 있을 때

당대(當代)의 유명 시인(詩人)이며 관리(官理)였던

한유(韓愈), 유우석(劉禹錫) 등과 친교를 맺기도 했다.


그는 혁신적(革新的)인 진보(進步) 의식(意識)을 가졌기에

왕숙문(王叔文)의 신정(新政)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였으나  결국 실패하여

변경지방(邊境地方)으로 좌천(左遷) 되고 만다.


좌절과 13년간에 걸친 변경(邊境)에서의 생활은

그의 사상(思想)과 문학(文學)을 더욱 심화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고문(古文)의 대가(大家)로써 한유(韓愈)와 병칭(竝稱)되나

사상적(思想的)인 면에서는 서로 대립(對立)했다.


한유(韓愈)가 보수적(保守的)인 반면,

유종원(柳宗元)은 유(儒), 도(道), 불교(佛敎)를 두루 침잠(沈潛)했으나,
신비주의(神祕主義)를 배격한
자유(自由)와 합리적(合理的)인 입장을 강하게 취했다.

 

 유종원(柳宗元)은

당대(當代)의 문장가(文章家) 한유(韓愈)와 더불어
송(宋)나라의 구양수(歐陽修), 소순(蘇洵), 소식(蘇軾), 소철(蘇轍),

증공(曾鞏), 왕안석(王安石) 등과 함께,
"당송팔대가(唐宋八大家)"로 불리는

여덜 명의 고문(古文) 대가(大家)들 중 한명이다.


문장(文章)에도 뛰어나

풍자문(諷刺文)과 산수(山水)를 묘사한 산문(散文)에 특히 능했다.
그는 변방으로 좌천 중 많은 작품을 남겼는데,

저서들을 통해 관료주의(官僚主義)의 문제점을 비판하고

현실(現實)을 직시하는 한편 자신의 우울과 고민을 저서에 술회하기도 했다.


문장마다 자구(字句)의 완숙미(完熟美)에서 표현되는

간결함과 정갈함은 매우 뛰어났다.

송별시(送別詩), 우언시(寓言詩)에도 뛰어나

우분애원(憂憤哀怨)의 정(情)을 표현하는 수법은
옛적 초(楚)나라의 관리이며 시인(詩人)인
굴원(屈原)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저서로 시문집(散文集) 유하동집(柳河東集) 45권과

외집(外集) 2권 보유(補遺) 1권 등이 전해오고 있다.

 

중국(中國) 남송(南宋)의 유명한 화가 마원(馬遠)의

"한강독조도(寒江獨釣圖)"라고 하는데...  진본인지는 정확하지 않다.

 

江雪(강설): 강에 내리는 눈

 

千山鳥飛絶(천산조비절): 온 산에는 새도 날지 않고
萬徑人蹤滅(만경인종멸): 모든 길에는 사람 발자취 끊겼네.
孤舟蓑笠翁(고주사립옹): 외로운 배엔 도롱이에 갓 쓴 늙은이
獨釣寒江雪(독조한강설): 눈 내리는 추운 강에 홀로 낚싯대 드리웠다.

남송(南宋)의 조백구(趙伯駒)가 그린 한강독조도(寒江獨釣圖)

 

본시 "강설(江雪)"은 유종원(柳宗元)의 대표적(代表的) 산수시(山水詩)로

"당시선(唐詩選)"에 실려 있으며
후난 성(湖南省)의 영주사마(永州司馬)로 좌천되었던 시기에 씌어진 작품이다.


속세(俗世)를 초월한 듯

대자연(大自然)에 은거(隱居)한 고기잡는 늙은이의 모습에 자신의 처지를 빗대
관조적(觀照的) 색채로 그려낸 시(詩)로,
정치적(政治的) 실의(失意)와 고독감(孤獨感)을 극복하려는

작가의 강한 정신(精神)을 느끼게 하는 작품이다.

 

시(詩)의 제재(題材)는 눈 내리는 강(江)의 풍경(風景)이지만
주제(主題)는 대자연 속에 묻혀 사는 은자(隱者)의 모습이다.

 

"설강(雪江)"이 아닌 "강설(江雪)"이라고

다소 역설적(逆說的)으로 시제(詩題)를 단 것은

자신의 착찹한 심정을 강하게 드러낸 표현이라 보여진다.


산수경치(山水景致)의 세밀한 묘사를 객관적(客觀的)으로 담담하게 그려내,

적막한 시적(詩的) 분위기와

 시인(詩人)의 내면적(內面的) 고독감(孤獨感)을 절묘하게 부각시킨 점은

유종원(柳宗元)만의 극적인 표현이라 하겠다.


제1,2구의... 천산조비절(千山鳥飛絶): 새 한마리 날지 않고,
만경인종멸(萬徑人踪滅): 모든 길엔 사람 자취가 끊어졌다는 표현으로
눈 오는 날의 산과 들의 정적(靜的)을 담백하게 그리고 있다.


3.4구에서... 고주사립옹(孤舟蓑笠翁): 외로운 배엔 도롱이에 갓 쓴 늙은이와,
독조한강설(獨釣寒江雪): 눈 내리는 추운 강에서 홀로 낚싯대 드리운 모습은

현재 자신의 심정을 함축적(含蓄的)으로 표현한 내용으로,

읽는이로 하여금 고독하고 외로운 싯적 여운이 오래도록 남게 만든다.

최근에 그린 작품

 

유종원(柳宗元)은

자연(自然)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산수시(山水詩)를 잘 지어

동진시대(東晉時代)의 시인(詩人) 도연명(陶淵明)에 비견되기도 하며,
왕유(王維), 맹호연(孟浩然)과 함께

당시(唐詩)의 자연파(自然派)를 형성한 시인(詩人)으로도 불려진다.


눈 내리는 강 위에 배를 띄워 낚싯대 드리운 어옹(漁翁)의 모습은

한 폭의 고요한 산수화(山水畵)를 연상시키며,
정신적(精神的) 좌절과 울분을 인내(忍耐)하면서

대자연(大自然) 속에 시정신(詩精神)을 개화(開花)시켰다고

고전(古典) 시문학계(詩文學界)의 평(評)을 받기도 한다.


본 시(詩)에 묘사된 정갈하고 고요한 설강(雪江)의 정경(情景)은

중국(中國) 남송(南宋)의 유명한 화가 마원(馬遠)의

"한강독조도(寒江獨釣圖)"가 그려지는데 많은 영향을 끼쳤으며,
현재까지도 동양화가(東洋畵家)들 사이에 화제(畵題)로 자주 이용되곤 하는

매우 유명한 시(詩)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