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남지(宮南池) 연꽃 축제... 충남 부여
궁남지(宮南池)
부여 남쪽에 위치한 백제의 별궁(別宮) 연못이다.
백제(百濟) 무왕(武王) 때 만들어진 못으로 보이며,
삼국사기(三國史記) 기록을 보면 "궁궐의 남쪽에 연못을 팠다"라는 기록을 근거로 "궁남지(宮南池)"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또한 삼국사기(三國史記)에서는"20여 리나 되는 긴 수로를 통해 물을 끌어들였고,
주위에 버드나무를 심었으며 연못 가운데에 방장선산(方丈仙山)을 상징하는 섬을 만들었다"라고 적고 있다.
방장선산(方丈仙山)이란,
고대(古代) 중국(中國)인들은 동해(東海)에 신선(神仙)이 사는
봉래(蓬萊), 방장(方丈), 영주(瀛州)라는 삼신산(三神山)이 있다고 믿었다.
따라서 정원을 만들고 연못을 파서 3개의 섬을 만들어 놓고 불로장수(不老長壽)를 바랬던
일종의 도교적(道敎的)인 신선사상(神仙思想)을 말한다.
그러나 수로를 비롯해 연못 속의 섬이 어떤 모양으로 꾸며졌는지는 정확히 알 수가 없다.
다만 발굴 당시 못의 중앙부에 석축과 버드나무가 남아있어 섬이 존재했슴을 알 수 있었으며,
주변에서 백제 토기와 기와 등이 여럿 출토되었다.
연못의 규모 또한 정확히는 알 길이 없지만,
당시에 뱃놀이를 했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그 크기를 대강 짐작할 뿐이다.
부여 궁남지의 야간 연꽃 축제는
어둠에 가려 주인공인 연꽃은 잘 보이지도 않고
어찌나 행락객이 많던지 온통 사람들로 넘쳐났다.
무명에 가까운 초청 가수들의 악을 쓰는 노랫소리와 고함소리가 어찌나 크던지... 쾅쾅 울려대는 음악소리에 귀가 멍멍할 정도였다.
또한 수도없이 많은 노점상들의 무질서한 호객 행위와
유치하고 난잡한 몸짓과 저속한 노랫말로 어딜가든 빠지지 않고 설쳐대는 어설픈 각설이 무대가
한여름밤의 열기에 짜증을 더 했다.
호젓한 연밭길를 걸으며 고요함과 정갈함을 느껴보고자 찾아왔던 기대가 단번에 무너지고 말았다.
무엇을 위한, 누구를 위한 축제인지...
그리고 축제의 주체가 되는 연꽃과 궁남지(宮南池)의 이미지를 알고나 이런 요란한 축제를 연 것인지...
주체측에 묻고 싶은 심정이었다.
드넓은 연밭 중간 한 켠에 소박한 난전을 열고 안데스의 전통음악을 선보이는 꽤나 수준이 있던,
페루에서 온 공연팀이 그나마 작은 위안이었다.
황량한 산위에서 높이 나는 콘도르를 향해 휘파람을 불 듯...
고독하기도 하고 경쾌하기도 한 빠른 템포의 반복적인 인디오 리듬이,
어둠에 잠긴 연밭의 드넓은 풍경과 어우러져 묘한 정경(情景)을 연출했던 모습은
아름다운 여운으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