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 등산

월악산(月岳山)... 가을빛으로 물들다.

원회 choi 2012. 10. 19. 20:01

 

 월악산(月岳山 1,097m)은

1984년 12월 31일에 17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산이다.
행정구역상으로 제천시, 충주시, 단양군, 문경시 4개 시·군에 걸쳐 있으며
북으로 충주호반이 월악산을 휘감고, 동으로 단양 8경과 소백산국립공원,
남으로 문경새재와 속리산국립공원과 같은 아름다운 자연경관으로 둘러싸여 있다.
또한 월악산은 백두대간이 소백산에서 속리산으로 연결되는 중간에 솟은 산이며,
산세가 험준하고 산꼭대기에 바위가 성난 맹호처럼 치솟아 웅대한 경관을 연출한다.

 

지난 초여름날

월악산을 등산했다가 절반도 못 올라가고 도중에 탈진하여 되돌아 왔던 쓰라린 기억이 있는 산이기도 하다.

당시는 아침밥도 굶고 밤을 거의 새고 난 뒷끝이라 컨디션이 매우 좋지 않았고,

여름날 우기철의 습기까지 겹쳐 매우 힘들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선선한 가을날 다시 올라가기로 맘 먹었던 스스로의 약속을 이세서 지킨셈이다.

단풍이 영롱하게 아름다운 가을날의 월악산 풍경 요모조모를 카메라에 담았다.

 

 월악산 송계관리사무소 앞에서 출발

흰색원이 월악산 최고봉인 영봉이고 왼쪽으로 중봉 하봉등으로 이어진 바위산이며,

오늘 올라갈 봉우리가 가장 높은 저기 영봉이다.

 

 자동차 야영장, 

단풍이 곱게 든 야영장에 텐트치고 밤을 샌

어느 산객의 높다란 텐트가 홀로 가을빛에 잠겨있다.

 

 송계리 마을 입구

 

 이 마을로 올라가서 우측 고개 너머 보광사 뒷쪽으로 등산길이 이어진다.

 

모자도 꾹꾹 눌러쓰고 오늘 힘 좀 써보자고~ 알간~??

띨띨한 청춘~~ㅋ

 

 여기서 보면 별것 아닌 듯 하나 막상 올라보면 가파른 계단이

끝도없이 이어져 진땀을 뺀다.

아무리 산을 잘 탄다 해도 왕복으로 4시간은 족히 걸리고도 남는 등산길이며,

난이도 또한 초보자에겐 꽤나 높은편이다.

 

 밤새 서리가 내린 듯 싱싱하던 야콘잎이 뜨거운 물에 데친 산나물처럼 축 쳐져 버렸다.

요즘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기온에 가을이 깊어졌음을 실감한다.

 

 산밑은 아직 단풍이 이르며 3~4일 후면 여기도

붉고 노란 단풍이 아름다울 것이다.

 

 남녁산은 억새의 장관이 절정이고 북쪽산은 단풍이 절정이니

어딜가도 아름다운 절경을 즐기기엔 요즘이 가장 좋은 철이기도 하다.

 

 높은 감나무 아래로

청명한 하늘아래 월악산 풍경이 근사하다.

 

앞산의 풍경도 가을볕에 물들기 시작하고...

 

 마치 봄날 새잎이 돋 듯 연두빛으로 물든 상수리나무가

노오란색으로 변해가는 모습이 우리 사람들의 생을 닮은 것 같다.

사람도 처음엔 귀옆고 이쁜 아이로 자라서 성인이 되고, 다시 아이처럼 단순하고 잘 삐지는 노인으로 돌아가서는

세상을 떠나가 듯

자연이 사람을 닮아간 건지... 사람이 자연을 닮아간 건지...

많은 것을 생각 케 하는 깊어진 가을날이다.

 

 콩밭 아래 편쳐지는 촌락들...

 

 지난 여름날 이 엄나무를 보고 그 크기에 감탄을 했던 기억이 난다.

 

 아직 단풍이 들지 않았는데

이 나무는 단풍이 들자마자 손바닥 만큼 커다란 잎이 지는 나무로 단풍 든 아름다운 모습을 본다는 건 거의 어렵다.

언제부턴가 두룹순보다 더 맛이 좋다하여

새순이 돋는 봄철에 베이고 꺾여 수난을 겪는 안타까운 모습이

종종 눈에 띄곤 한다.

 

 신선하고 상쾌한 공기가 가득 찬 숲길로 초반 등산길은 이어진다.

 

 여기부터가 가파른 돌계단

 

1시간 가량을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가파르게 올라와 만난 소나무

왠지 낮설잖은 모습이다.

 

 지난날 이곳까지 올라왔다 탈진하여 발길을 되돌렸던 그곳이다.

 

 이 아름다운 강산...! 이 아름다운 풍경...!

 

 지난날 이 꽃을 보고 이름을 몰라 갸웃거렸던 기억이 있다.

나무 생김새는 분명 진달랜데 꽃은 전혀 다른꽃이 폈으니...

 

 요즘은 이런 모습이다... 이름을 알아냈다.

"꼬리진달래"

진달래는 맞지만 그냥 진달래와 다른 꽃으로 진달래가 지고 난 다음 여름에 피는 꽃으로,

사철 잎이 푸르고 영산홍처럼 이파리리가 작고

가지가 오밀조밀하며 그리 흔치 않은 수종이다.

 

 이것이 그냥 진달래로 잎에 단풍이 들었다.

꼬리진달래 보다 잎이 두 배 이상 큰 특징이 있으며 가을이면 단풍이 들고 잎이 진다.

 

 하늘은 맑고... 단풍은 물들어 가고...

 

 캬~!... 이 깊고 오묘한 가을맛~~!

 

 지금부터 산을 올라가며 만난 월악산의 멋진 단풍을 담았다.

 

 곧고 틈실하게 쭉~ 뻗은 금강송

 

 산 능선에 올라서자 송계삼거리에서 만나는 산불감시초소

여기서 50m정도 평평한 길이 이어지고 다시 오르락 내리락 가파른길로 들어선다.

 

 햇빛을 받은 단풍은 강렬하게 그 빛을 뿜어낸다.

마치 금년의 마지막 영혼을 태워버리는 듯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빛을 발한다.

 

 비록 2~3일에 불과한 강렬한 빛깔이지만

그 어느 색깔이 곱다해도 지금 이 순간의 단풍잎만은 못하리라...

 

단풍은 잎새에 녹아있던 성분의 돌출에 따라 그 색상이 달라진다.

안토시아닌 성분이 올라오면 붉은색으로 변하고

카로티노이드 성분이 올라오면 노란색으로 변한다.

 

 색상의 변화는 온도와 습도 특히 습도 영향을 많이 받는데

보통 단풍이 들기전에 비가 오면 노란색 단풍잎이 많은 편이고

좀 가물고 기온이 갑자기 내려가면 붉은색이 많아지는 특징이 있다.

 

 그럼 갈색으로 변한 건 무었때문이냐고~?

그건 숨어있던 타닌성분이 올라와서 그렇다.

도토리를 깨물어 보면 유달리 떨븐맛이 느껴지는데 그게 바로 타닌성분 때문에 그렇다.

따라서 묵을 만들려면 도토리에 남은 타닌을 제거하기 위해 물에 담궈 우려낸다.

타닌은 물에 잘 녹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유독 참나무류가 단풍 들 때 갈색잎이 많은 건 다른 나무들 보다 타닌성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각설하고...

갑자기 비가 너무 많이 오거나 안개가 짙게 끼어 잎새에 물기를 잔뜩 저장하면 바로 갈색으로 변할 가능성이 크다는 말이다.

 

 따라서 그 해 단풍이 곱게 들라면 단풍들기 전 약간 비가 내리고 기온이 뚝 떨어져야,

이렇듯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붉고 노오란 단풍이 혼합 된 멋진 풍경을 볼 수 있는 즐거움이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나무 사이로 드러난 영봉 완전 바위덩어리 봉우리다.

 

 산꼭대기에 올라간 사람들 모습이 조그맣게 보인다.

지척으로 보이지만

가파른 바윗길을 빙빙돌며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야 하는데 아주 어려운 난코스가 이어진다.

 

 철망울타리

낙석이 위험해 이런 틈실한 펜스를 설치했다.

 

이런 가파른 사다리가 절벽을 타고 엄청 많이 이어진다.

진짜로 노약자는 위험해 영봉 등산은 삼가는게 좋다. 

 

 북쪽으론 이미 가을이 지나갔고 완연한 겨울이다.

잎새가 다 떨어지고 없어 겨울날의 앙상한 풍경이며 응달지역이라 매우 춥다.

 

 어젯밤에 얼어붙은 서릿발.

내가 올라온 시각이 오후 2시경인데... 이렇게 얼음이 녹지 않았다.

 

 아~! 이 아름다운 강산~~~~

덕주사쪽으로 이어진 능선.

 

 그리고 멀리 산 아래 충주호 물굽이가 아득하다.

그 뒤로 산줄기 너머 푸른물결이 비치는 충주호반의 아스라한 풍경들...

 

 줌으로 당겨봤다.

 

 산 꼭대기에 다다르자 절벽아래 단풍이 점점 아래쪽으로 퍼져간다.

 

 멀리 속리산쪽으로 이어져 나간 능선들...

 

 북서쪽으론 중봉 너며 충주호가 넘실대고...

 

 서쪽으론 내가 올라온 송계리가 가물거린다.

 

 산꼭대기엔 이미 많은 산객들이 정상 등정을 만끽하고...

 

발 아래는 천길 낭떠러지기 절벽이다. 

 

 겹겹이 이어진 능선들

저 너머 어딘가에 대야산이 있고 그 너머에 속리산 능선이 이어질 것이다.

 

 영봉 정상표지석

 

 울퉁불퉁하고 비좁아 오래 서 있을 수도 없는 정상에 겨우 웅크리고 앉았다.

일어서면 사진에 정상 비석이 안보인다나 어쩐다나~

 

 영험한 봉우리라 하여 영봉(靈峰)이라고 했다는데...

정상에서 느끼는 희열은 그 강도가 남다르다.

비탈길을 올라오며 거친 숨결과 흐르는 땀속에 참고 오른 고통이 크기에

그만큼 짜릿한 희열과 포만감이 큰 것이다.

 

 지금 난 월악산 정상에 서 있으며,

사방 백리 안에 나보다 높이 선 사람은 아마도 없으리라~!

모두가 내 발 아래서 종종거리며 일상을 이어갈 것이다.

따라서 지금 난 누구든 우러러봐야 볼 수 있는 아주 높은사람이 됐다!!

 

 산을 내려와 마을로 들어서는 언덕 콩밭에 갈빛이 영롱하다.

가을 햇볕에 노오랗게 콩이 익어간다, 아니 가을이 노오랗게 익어간다.

 

 

내가 주차하고 올라왔던 송계리가 오후의  볕속에 아늑하다.

이 작은 마을엔...

보건소와 면사무소, 119소방서와 농협도 있고, 월악산 송계리 관리사무소도 있으며,

고사리같은 아이들이 꿈을 키우는 작은 초등학교와 중학교

그리고 자동차 켐핑장도 있다.

또한 있을 것 다 있는 구멍가게와 인심 넉넉한 식당도 여럿 있고.

좋은 벗들과 어울려 산촌의 별빛을 두 눈 가득 담고 잠들, 아담한 펜션도 언덕 위에 자리한 마을이다.

이토록 아름다운 송계리 산촌마을에 단풍고운 저녁볕이 따스하게 내려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