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 등산

계룡산(鷄龍山)... 닭볏을 타다

원회 choi 2012. 7. 25. 09:55


계룡산(鷄龍山)

(등산코스: 주차장남매탑삼불봉관음봉은선폭포동학사주차장)

연일 30도을 웃도는 무더위를 뚫고 계룡산에 올랐다.

평소같으면 좀 일찍 다녀올 수도 있는 거리를 5시간 30분이나 걸려서 쉬엄쉬엄 돌았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스모그가 거의 없는 날이라 비교적 시계가 좋았으며

생수를 한짐 지고 올라가 실컷 들이키고 내려온 완전 물배 등산이였다.

 

더위에 텅~ 빈 계룡산 유료 주차장

 

 정면에 계룡산 주봉들이 늘어서 있다

 

 아직 휴가가 이른 듯 계곡도 한산하고...

 

 저 밀집모자 아저씨!.

60세는 훨씬 넘어 보이는 나이 같은데 산을 아주 잘 타신다.

나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같은 코스를 돌았다.

 

"남매탑" 일명 오늬탑이라고도 불리는 7층과 5층짜리 쌍탑

 갑사로 넘어가는 계룡산 8부능선 쯤 상원암 옆에 있다.

남매의 애틋한 전설도 안고 선 탑으로

앞쪽 탑은 전형적인 고려시대 석탑 양식을 띠고 있고, 뒤쪽 5층탑은 백제시대 양식이다.

두 양식이 한자리에 혼재한 것으로 보아 한눈에도

고려시대에 조성 된 탑이란 걸 알 수 있다.

 

 

 이제부터 오르락 내리락 힘든 구간으로 접어든다.

 

 

 시원한 조망....

이런 탁 트인 조망이 요즘은 스모그에 가려 보기가 쉽잖다.

 

 

 뒷편 갑사쪽의 유명한 저수지... "계룡지" 일명 갑사지다.

십여 년이 훨씬 지난 어느날이던가~

하여튼 하룻밤 낚시를 줄긴 적 있는 추억이 서린 곳

 

 

 천황봉을 비롯한 능선들

 

 여기가 삼불봉 정상.

부처가 셋이 모인 모습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

여기서 사방으로 내려다 보는 경치는 썩~좋은 편이다.

 

 

 

 

 

 가파른 철계단이 계룡산에는 많다

 

 

 삼불봉을 뒤돌아보며

 

 

 

뒷편 갑사 쪽...

 

 

 이 계곡을 타고 내려가면 천년 고찰 갑사가 있다.

 

 좌측의 연천봉 능선이 아득한데...

저 능선 밑에는 대웅전 대신 중악단(中岳壇)이 들어선 신원사가 있다.

(참고로 상악단(上岳壇)은 묘향산에, 하악단(下岳壇)은 지리산에 있었으나,

모두 소실 돼 지리산 하악단은 터만 남았고, 현재 계룡산 신원사에 중악단(中岳壇)만이 건실하게 남아 있다.

상, 중, 하악단은 조선시대 국가차원에서 산신제을 지내던 국가 재실이다.)

 

 

 

 지나온 삼불봉

 

 

 이 울퉁불퉁한 능선들이 "닭볏능선"이다.

이 닭볏을 용이 머리에 쓰고 있는 형상이라 하여 계룡산(鷄龍山)이란 이름이 붙었다.

옛 사람들의 관찰력과 이름 지음에 감탄이...

 

 

 지나오면서 느끼는 바이지만 오르락 내리락 가파른 능선이 많다.

옛 사람들이 느꼈을 장닭 볏 위를 걷는 아찔한 느낌이란 이런걸까~?

 

 

 

 

 

 

 바위틈에서 마디게 자란 소나무들이 멋진 정원수를 연상케 한다.

 

 

 

 

 가파른 능선길... 겨울엔 바람이 엄청 쎈 구간으로 일명 칼바위 구간이다.

 

 

 

 

이레뵈도 수십 살,

아니 백여 살은 족히 먹었을 키 작은 적송의 우아한 자태가 너무도 멋진 모습

 

 

 분재목 같은 소나무들...

이 구간은 이런 아담하고 멋진 소나무들이 바위틈에 꽤나 많다.

 

 줌으로 당겨 보니 산 아래 동학사가 자그마 하다.

 

 올라가야 할 관음봉 사다릿길...

 

 

 어찌나 덥던지 잠시 쉬어가기로...

 

 온 몸은 이미 땀으로 범벅되고...

 

 

 

 

 

 관음봉으로 오르는 철계단.

오늘 등산 코스 중 마지막으로 남은 난코스.

겨울철엔 잔설과 빙설로 꽤나 미끄러운 구간으로 아찔아찔하다.

 

 

 보기에 쉬워 보이나 가파른 계단이 관음봉 정상까지 이어진다.

 

 

 중간 쯤 올라와 뒤돌아 보니...

뾰족뾰족한 능선들이...

 

 닭볏 능선이 정말 아름답다.

 

 

 지나온 길... 멀리 장군봉까지도 한눈에 들어오는 멋진 조망

오늘은 정말 시계가 좋다.


 요즘은 이런 맑은날이 일년 중 몇일 뿐이다.


 그래서 요즘 산행은 비 오고 난 다음날 가려고 노력한다.

그 때는 산골에 들어찬 아름다운 운해도 볼 확률이 높고 시계도 아주 좋은 편이기에...

 

  사다리 끝까지 올라왔다.

 

 

 관음봉 정상에서 지나온 길을 뒤돌아 보니 아득하다.

  여기까지 3시간이 걸린 듯 하다.

 

점심을 먹고 넉넉히 쉬면서 하산길로 내려서니

가파른 돌밭길이 끝없이 이어진다.

은선폭포까지는 경사가 심한 급경사 구간으로 조심 조심 내려가야 한다.

 

 산을 거의 내려와서 만나는 "은선폭포"

계룡산에서 폭포 다운 폭포는 이것이 유일하다.

그래도 오늘은 운이 매우 좋은 편.

 

 평소에는 마른 폭포라

이렇게 물이 흘러내리는 모습을 본다는 것은 대단한 행운이다.

늘씬한 8등신 미인처럼 쭉~ 뻗어 내려온 멋진 모습이 여성의 멋스러움을 닮았다.

전국의 대부분 폭포들은 물줄기가 꼭대기서 바닥으로 쏟아져 내리는 직소가 대부분인데,

이렇게 처음부터 끝까지 미끄러지듯 굴곡을 그리며 암벽을 타고 내려오는 폭포는 결코 흔치 않다.

그래서 더욱 귀하게 여겨지는 폭포이기도 하다.

 

 

 저 움푹 파인 곳이 쌀개봉.

마치 디딜방아의 "쌀개"

(기둥에 구멍을 파 방아 몸통과 바닥 지지기둥을 연결하는 홈통 부분)을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참 관찰력도 대단하지만 이름까지도 남 다른 독특함이 느껴진다.

 

 

 계곡의 시원한 소

 

 근디 저 젊은 아줌씨~~

 

 성큼성큼 물속으로 걸어가더니 풍덩하고 물에 앉아 수영을 한다.

엄청 시원하다며 들어오라는데...

"애구~ 난 못하겠어요~~"

 

 진짜 거울같이 맑은 물~~

무릅이 잠기는 물 속을 찍은 사진인데 바닥이 훤히 들여다 보인다.

 

 

 동학사까지 내려왔다.

 

 

 

 

 

 국립공원 계룡산 관리사무소

 

 

 주차장으로 가며 보니 오전에 한산하던 계곡에 많은 사람들이 들어찼다.

 

땀으로 온 몸은 쩔었지만...

마음은 더없이 상쾌하다.

내 친구 중에 어떤 자는 "올라갔다 내려올 걸 뭐하러 생고생이냐"고 핀잔을 주는 친구도 있다.

그 친구는 열번을 죽었다 깨어나도 절대로 모를 것이다.

땀 속에서 느끼는 이 상쾌함과 넉넉한 포만감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