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곡계곡(雙谷溪谷) 빗속에서 산수화(山水畵)를 감상하다... 쌍곡계곡 (충북 괴산)
비가 내린다.
태풍이 또 올라온다고 하는데...
충북 괴산군에 들어서니 제법 빗줄기가 굵어졌다.
속리산 국립공원 쌍곡분소.
여기도 국립공원의 일부로 공단 관리사무소의 철저한 관리를 받는다.
그러나 역사(歷史) 깊은 사찰(寺刹)이나 문화재(文化財)가 없으니 입장료는 없다.
우중(雨中)의 산은 어떤 모습일까~?.
곱게 단풍 든 가을산도 아름답지만...
사실 운무(雲霧)가 내려앉은 여름산의 멋 또한 그 못잖은 아름다움이기에,
부지런한 사람 중 극히 일부만이 볼 수 있는 수묵화(水墨畵)의 장관을 보고싶었다.
산 허리를 스치는 구름...
굵어질 듯 가늘어지다 금새 또 다시 굵어지는 빗줄기의 변화무쌍함.
여기에 특유의 비오는날의 상큼함까지 줄길 수 있는 낭만도 있다.
무엇보다 좋은 것은
피서객(避暑客)이 모두 떠나버린 한적하다 못해 고요한 산골짝의 아늑한 풍경이다.
쌍곡계곡은....
백두대간(白頭大幹) 에서 발원해
군자산(君子山)과 보개산(寶蓋山) 사이를 흐르는 곡천(谷天)의 경치가 수려해,
마치 산수화(山水畵)를 걸어놓은 듯 빼어난 풍경을 자랑하는
괴산의 유서깊은 골짝이로 항시 행락객이 찾는 곳이다.
이곳 쌍곡에도 나름의 이름을 가진 명소들이 많다.
이를테면...
호통소, 소금강, 떡바위, 문수암, 쌍벽, 용소, 쌍곡폭포, 선녀탕, 장암 등등.....
앞에 보이는 바위산이 금강산과 빼닮은 작은산이라고 해서
"소금강(小金剛)"이라 불리는 최고의 명소이다.
쌍곡(雙谷)은....
조선(朝鮮) 중엽(中葉)의 유학자(儒學者) 퇴계(退溪) 이황(李滉)과,
시인(詩人)이며 관리(管理)였던 송강(松江) 정철(鄭澈)이 다녀 간 유서깊은 골짝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퇴계(退溪)와 송강(松江)은 동시대(同時代) 인물로
퇴계(退溪)가 송강(松江)보다 열살 이상 연상(年上)으로 기억한다.
아무튼 그 후로도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시인(詩人) 묵객(墨客)들이 여길 다녀가며
감탄을 했을 것이란 짐작은 능히 들고도 남는 곳이다.
퇴계(退溪) 선생은 쌍곡너머 우측 골짝에 있는 "선유동(仙遊洞)"을 먼저 찾아 왔었다.
칠송정(七松亭: 현 송면리)에 있는
당시 문우(文友)였던 함평 이씨(咸平 李氏) 댁을 찾아다가,
주변의 산과 물, 바위, 노송 등이 잘 어우러진 절묘한 골짜기의 경치에 반해서
그만 집에 돌아갈 생각도 잊고 아홉 달 동안이나 두루 유람하면서 곳 곳에 이름을 남겼다.
남한(南韓)의 국토 중간에 자리한 괴산(槐山)은 계곡의 고을로도 불릴만 하다.
큼직한 계곡만 손꼽아도 문장대(文藏臺)에서 발원한 신월천(新月川),
눌재(에서 발원한 화양천(花陽川),
장성봉과 악희봉 사이에서 발원한 쌍곡천(雙谷川)과
조령(鳥嶺)과 백화산(白華山)에서 발원한 쌍천(雙川)등이 흘러내리는 고을이기 때문이다.
우중(雨中) 여행(旅行)은 간혹 이런 깜짝폭포도 만날 수 있는 즐거움도 있다.
골짝의 길이가 약 10km로 매우 긴 계곡인데...
중간 중간에 작은 민박집과 휴게소,
그리고 산밑에 옹기종기 들어앉은 평화로운 마을도 만나는 낯설잖은 산골이다.
계곡을 거슬러 올라 산 구비를 넘어가면 922번 지방도로와 만나는 삼거리로,
우측으로 내려가면 선유동계곡(仙遊洞溪谷)을 지나며
화양계곡(華陽溪谷)으로 이어지는 길이고...
왼쪽 길은 경상북도 문경시 가은읍의 용추계곡(龍湫溪谷)으로 이어지는 산악길로 통한다.
속리산(俗離山)을 모산(母山)으로 하여
화양계곡(華陽溪谷), 용추계곡(龍湫溪谷), 선유동계곡(仙遊洞溪谷),
그리고 여기 쌍곡계곡(雙谷溪谷)까지,
태백산맥(太白山脈)에서 갈라진 산맥이 남, 서로 길게 뻗어내려 소백산맥(小白山脈)을 잇고,
그 골짝마다 이토록 아름다운 계곡들을 만들어 놓았다.
지금부터는 우중(雨中)의 겔러리(gallery)로 여러분을 초대한다.
아무때나 볼 수 없은 풍경...
운무(雲霧)와 어우러진 빗속의 아름다움을 감상하시길...